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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줄래? 맞고 줄래?…해외 ‘삐끼 깡패’ 주의보 발령

중앙일보 2015.01.21 09:58
중국 상하이 난징루(Nanjing Road)




지난해 7월 중국 상하이 관광에 나섰던 A씨. 해외여행이 주는 자유로움에 흠뻑 취해 상하이 번화가를 거닐던 그에게 한 중국인이 접근했다. “마사지 받으세요. 싸게 해드릴께요.” A씨는 중국 마사지의 유명세를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호기심이 생겼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듯 해 그를 따라나섰다.



가게 입구에서 현금으로 비용을 결제하고 방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던 그는 마사지 도중 뜻밖의 봉변을 당했다. 종업원이 “추가요금 1만5000위안을 내야 한다”고 요구해온 것이다. 우리 돈으로 250만원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 A씨는 “말도 안 된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그러자 건장한 종업원 여러 명이 갑자기 들이닥쳐 A씨를 붙잡더니 지갑에서 강제로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를 했다. 그리고는 험악한 표정으로 서명을 요구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A씨는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고, 그제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A씨처럼 호객꾼들에게 이끌려 마사지 가게나 술집을 찾았다가 강제로 신용카드 결제를 당한 피해 사례가 연달아 발생해 금융감독원이 주의를 촉구했다. B씨 역시 중국 상하이 마사지 업체에서 피해를 입었다. B씨는 지난해 10월 호객꾼을 따라 간 업체 분위기가 이상해 나오려 하다가 붙잡혔다. 업체쪽에서는 돈을 내야 한다고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고 B씨는 어쩔 수 없이 신용카드로 1만2000위안(220만원) 결제했다.



C씨는 일본 도쿄에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2월 만취 상태로 도쿄의 번화가인 카부키쵸 술집을 찾았던 C씨는 다음날 아침에서야 그 집에서 900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C씨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만취상태에서 건장한 흑인 종업원들이 주위를 에워싸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인 비자·마스타카드 규약에는 강압에 의한 바가지 요금을 결제한데 대한 보상규정이 없다. 그 때 그 곳에서 그런 일을 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호객꾼이 이끄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며 “외교부 홈페이지의 ‘해외여행뉴스’를 확인해 여행 지역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외교부는 2012년9월 ‘상하이지역 호객꾼 주의보’를 발령해 “상하이 번화가인 남경로 보행거리·정안사·신천지·인민광장 주변 등지에서 우리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호객꾼의 유혹으로 바가지 요금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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