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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외출 않고 닭에겐 면역증가제 … AI 확산 막기 안간힘

중앙일보 2015.01.21 00:49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 19일 부산 강서구의 한 농장에서 AI 방역요원이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 양산시 상북면에서 양계장을 하는 심부연(63·여)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지난달 11일과 이달 15일 양산과 부산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는 피해가 컸던 2004년과 2008년의 AI 악몽이 다시 덮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나날을 보낸다.


지난달 양산 이어 15일 부산서 발생
인근 농가 ‘악몽 재현되나’ 초긴장

 심씨는 2004년과 2008년 인근 농가에서 AI가 발생하면서 키우던 닭 7만6000마리를 전부 매몰 처분했다. 닭을 들여와 1년 정도 양계업을 다시 준비하느라 큰 고통을 겪었다. 그는 현재 3만8000마리의 닭을 키우며 하루 3만 개의 계란을 생산해 대형마트 등에 판매하고 있다.



 심씨는 농장 입구에 ‘방역상 출입을 금합니다’라고 적힌 간판을 세워놓았다. 출입구 바닥엔 소독약을 대량으로 뿌려놓았다. 심씨와 가족들은 매일 사육장을 소독하고 외부에서 AI가 옮겨지지 않도록 한 달 이상 바깥 출입을 삼가고 있다. 심씨는 “닭에게 매일 면역 증가제를 먹이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병원성 AI로 부산·경남 농가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란계 집산지인 양산시 상북면과 하북면의 40여 농가가 대표적이다. 양산의 경우 2004년과 2008년 AI 발생으로 40여 농가에서 332만 마리의 닭·오리·거위 등을 살처분했다. 2010년에도 700여 마리를 잃었다. 3년간 재산피해만 223억여원에 이른다.



 지난달 11일에는 상북·하북면에서 10㎞ 정도 떨어진 양산시 명곡동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하지만 다행히 인근으로 더 이상 확산하지 않아 한숨을 돌렸다. 명곡동 해당 농가의 닭·오리 500여 마리만 살처분했다. 상북·하북면은 지난 15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부산 강서구의 농가와도 23㎞ 떨어져 있다. 김해와는 10㎞가량 떨어져 AI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산 발생 농가에서 10㎞ 이내인 김해시 대방면과 장유면·상방동 등에서는 농가 16곳에서 6500여 마리의 가금류를 키운다. 사육 마릿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 일대에서 다시 10㎞ 떨어진 김해시 한림면에 10만 마리를 키우는 산란계 농장이 있다. 김해시 전체적으론 2만 마리 이상씩 키우는 육계농장도 7곳이 있다. 한림면에서 10만 마리를 키워 하루 8만여 개 계란을 생산하는 임성혜(58·여)씨는 “농가마다 초비상”이라며 “농가와 방역당국이 애를 쓰지만 언제 AI가 덮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치단체는 AI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산시는 조류사육 농가가 몰려 있는 강서구와 기장군에 소독시설 9곳과 이동통제초소 1곳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가금류 이동도 철저히 막고 있다. 경남도는 양산·김해와 경북 인접 지역 18곳에 이동통제초소와 소독시설 37곳을 설치해 차단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배재형 경남도 축산과 가축방역담당은 “양산과 김해는 산란계 집산지여서 AI가 발생하면 피해액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고 우려했다.



글=위성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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