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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종신 교수 박차고 LG화학 간 이진규

중앙일보 2015.01.21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소재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이진규(52) 서울대 화학과 교수가 학교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한다. 서울대 정교수직을 뒤로하고 그가 선택한 곳은 신기술을 개발하는 LG화학 중앙연구소의 전무급 수석연구위원 자리다. [사진 LG화학]
서울대 교수가 종신직을 버리고 LG화학으로 이직했다. LG화학은 20일 무기(無機) 나노소재 분야 석학인 이진규(52) 서울대 교수를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무급)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나노소재 권위 … 특허 100건
LG "미래 먹을거리는 신기술"

김민환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는 “이 교수의 영입으로 미래 먹을거리인 전지 소재 분야에서 획기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의 영입 소식에 재계는 놀랐다. 이 교수가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과감히 버리고 일반 기업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서울대 종신직 포기에 대해) 고민했지만 연구직도 종신직으로 할 수 있지 않느냐”며 “학교에서 기초연구를 주로 담당했는데 기업체에서는 어떻게 상품화하는지 궁금해서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85년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9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슈록 교수 밑에서 정통 연구자의 길을 걸었다. MIT 융합연구그룹 포스트닥터를 거친 그는 98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가 자리를 잡은 곳은 서울대였다. 화학부 교수로 교단에서 세라믹과 금속 등 다양한 나노 소재 합성 기술과 나노 입자의 표면 개질 및 분산 기술 연구를 했다. 17년간 서울대 교수로 지낸 그는 2003년 부교수를 달며 정년을 보장받았다. 2008년 교수로 승진해 연구에 매진해 세계적인 연구자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06건의 학술논문을 발표하고 100여건의 특허가 그의 이름으로 출원됐다. LG화학과의 인연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안식년을 맞았던 그는 외국대학행을 고사하고 기업 연구원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이를 알게 된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 원장이 이 교수에게 제안을 하면서 길이 만들어졌다. 이 교수는 “연구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으면 가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이 교수의 연구욕을 높이 산 유 원장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파트너가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는 당시만해도 10~20년씩 연구해온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소재, 3D(3차원) TV 필름,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며 해외 기업들과 본격적인 계약을 맺기 시작할 때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최근 삼성전자 TV에 적용된 핵심 기술인 ‘퀀텀닷(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를 주입한 반도체 결정)’의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2006년 서울대 산학협력재단은 이 교수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노스퀘어’라는 회사를 차리기도 했으니 9년이나 앞선 셈이었다.



 이 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LG화학 대전 유성구 문지로 중앙연구소에 근무한다. LG화학 내에선 지난해 내부 승진한 한장선 수석연구위원(석유화학 분야)에 이어 두 번째 수석연구위원이다.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은 “이 교수의 영입과 함께 중앙연구소의 역량을 강화하고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중앙연구소에 대한 연구비와 인력을 확대하고 연구 인력 중 40% 이상을 박사급 이상으로 구성해 기업 R&D의 컨트롤 타워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술·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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