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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은퇴 팁] 늘어나는 노후생활비 직접 조달 '자식연금' 기대 접는 게 바람직

중앙일보 2015.01.21 00:01 경제 7면 지면보기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면 할머니 생일날 아들과 딸이 말싸움을 벌인다. 부모 봉양 문제를 놓고서다. 눈 앞에서 벌어지는 자식들의 볼썽사나운 광경에 노부부는 서로 부둥켜 안고 서러운 눈물을 흘린다.



 부모를 누가 봉양하느냐를 놓고 자식들이 싸우는 것은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다. 개인주의가 발달하면 할수록 부모 봉양의 책임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현실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 통계청이 지난 해 발표한 ‘201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생활비를 부모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이 50.2%에 달했다. 부모들 절반 이상이 자식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모가 직접 노후생활비를 해결하는 비율은 지난 2008년 46.6%에서 2010년 48.0%, 2012년 48.9%, 2014년 50.2%로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부모의 생활비를 자녀가 제공하는 비율은 2008년 52.9%, 2010년 51.6%, 2012년 50.7%, 2014년 49.5%로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부모는 자식을 뒷바라지하고 자식은 나중에 부모를 봉양하는 전통적인 가족 관계는 앞으로 유지되기 어려울 듯 하다. 무엇보다 자녀 뒷바라지는 몰라도 자식이 부모의 생계를 도와줘야 한다는 의식은 많이 엷어질 전망이다. 어쩌면 지금 한창 은퇴대열에 들어선 베이비부머 세대는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부양을 받지 못할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식연금’의 대가 끊어지는 것이다.



 억울하지 않냐고? 매몰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덜 속상하다. 지금이라도 자식연금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고 자신의 노후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가는 게 훨씬 현실적인 세상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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