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 주의 전시] 한성필 사진전 '지극의 상속'

중앙일보 2015.01.21 00:01 강남통신 12면 지면보기
한성필의 사진 ‘피라미든, 스발바르 군도, 북극해Ⅰ’(65×75㎝, 2013). [사진 아라리오갤러리]
1910년 스웨덴인들은 북극해 스발바르 군도의 작은 마을 피라미든을 탄광으로 개발했다. 27년 소비에트 연방이 이 땅을 사서 채굴권을 가졌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소비에트 연방은 이곳을 현대화된 마을로 변모시켜, 이상화된 소비에트 사회를 건설했다. 피라미든 마을에는 80년대까지 1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서방 세계에 공산주의 선전의 전진 기지 노릇을 했다. 그러나 공산체제 붕괴 후 폐광됐다. 이 버려진 탄광에는 당시 사람들이 살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아름답고 삭막한 극지 개발의 뒷모습

 사진가 한성필(43)은 개발의 광풍이 지나간 자리를 사진에 담는다. 피라미든 탄광 마을도 그의 사진에 담겼다. 그곳은 때론 아름답고 때론 삭막했다.



 한성필은 지난 2년간 남극과 북극을 오갔다. 인간이 경제적 가치를 좇아 벌인 극지 정복의 흔적을 찾아서다. 고래잡이, 광산개발 등의 뒷모습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남극해 디셉션 아일랜드라는 마을은 고래잡이가 끝난 후 버려진 곳이다. 1912년 노르웨이의 한 고래잡이 회사가 해안 포경 기지를 건설해 고래기름을 생산하다가, 가격이 급락하자 31년 사업을 접었다. 그의 카메라는 오랜 시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찾았다.



 그는 “남극·북극에 간다고 하니 주위에선 펭귄·북극곰·추위에 대해 묻더군요. 그러나 실제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시간이 쌓여 빙하가 되듯이 시간성도 느낄 수 있고, 인간의 역사도 돌아보게 됩니다.”



 서울 북촌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2월 22일까지 열리는 한성필의 개인전 ‘지극의 상속(Polar Heir)’에서는 그가 찾은 시간이 현재 어떤 모습을 빚어냈는지를 사진과 영상설치 30여 점으로 볼 수 있다. 한씨는 올 5월 쿠바 하바나 비엔날레에서 아니쉬 카푸어, 다니엘 뷔렝, 티노 세갈 등 유수의 현대 미술가들과 함께 대규모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한성필 개인전 ‘지극의 상속(Polar Heir)’= 2월 22일까지, 서울 북촌로 5길 84번지 아라리오갤러리, 오전 11시∼오후 7시(월요일 휴관), 02-541-5701, www.arariogallery.com, 무료.



관련 기사

1월 21일~2월 24일 전시 10선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