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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간이식한 고교생 서울대 합격

중앙일보 2015.01.18 17:01
지난해 2월 포철고 졸업식 때 찍은 사진(왼쪽)과 2013년 8월 간이식 수술 직전 아버지와 병원에서 찍은 사진.


“아버지가 건강해지셨고, 저도 목표한 대학에 합격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고3이던 2013년에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해 줬던 학생이 최근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정시모집에 합격했다. 주인공은 경북 포항시 포철고교 출신의 오용석(20)씨다. 그는 고3 때인 2013년 8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경화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70%를 이식했다. 당시 포스코 계열사에서 근무하던 아버지는 간이 나빠 이식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오씨는 “자식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일 아니냐”며 흔쾌히 수술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수술 후유증으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 한 달간 치료받은 뒤 학교로 돌아왔지만 공부에 몰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수능성적도 좋지 않았다. 지방 국립대 몇 곳에 원서를 냈지만 떨어졌다.



이듬해 건강이 회복되자 재수학원에 다니며 공부에 매진했다. 오씨는 “고3 때 못다한 공부를 하려고 밤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했다.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재수는 했지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며 웃었다. 아버지 오재일(46)씨는 건강이 회복돼 복직한 상태다.



오씨는 아버지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2월 고교 졸업식 때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상인 ‘인성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대학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포항=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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