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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청산은 야당도 마찬가지, 통렬히 반성해야 희망 보여

중앙선데이 2015.01.18 00:01 410호 5면 지면보기
한상진(70·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정치는 감동이다』란 책을 출간했다. 2013년 야당인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냈던 그는 당시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한 문재인이 지지층 결집은커녕 안철수 이탈층도 최소화하지 못해 대선에 패배했다”고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책의 추천사는 문재인 의원이 썼다. 문 의원은 “책엔 내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대선 패배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대단히 아픈 대목이다. 솔직히 불편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우린 더 신랄하게 비판받아야 한다. 그래야 더 강해지고 바른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야당 대선평가위원장 지낸 한상진 교수의 고언

-책을 낸 이유는.
“2년 전 대선평가보고서를 냈지만 언론을 통해 이미지만 떠돌 뿐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서랍에 처박히고 말았다. 대선평가에서 지적했던 오류들이 현 야권에서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반복되는 게 절망감을 줬다. 이런 내용을 일반 대중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과거와 미래 이야기다. 첫 번째는 2012년 대선 당시 상황이 진보에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서 꼭 패배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적시했다. 여러 통계와 사회과학적 분석을 동원했다. 이 정도 득표(48%)한 게 잘한 게 아니라 이길 수 있었는데 못해서 졌다는 것을 명시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정당 모델로 ‘사회 협치’를 제안했다. 이건 구 민주당이 한때 실험했으나 실패한 모바일투표와 같은 시스템이 아니다. 다양한 뉴미디어를 활용해 침묵하고 있지만 주시하고 있는 다수와 소통 혁명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지층으로부터도 별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물도 뻔하고, 이슈도 없다. 논쟁이 없으니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다. 그저 정치에 밥줄을 대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이벤트로 전락해 버렸다.”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2·8 전당대회는 욕심 많은 놀부들의 싸움’이라고 질타한 것도 그 때문인가.
“대중을 환기시키려면 쟁점이 있어야 한다. 쟁점이란 미래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론 형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수반돼야 한다. 그게 없다. 그러니 진정성도 없고, 신뢰도 안 생긴다. 그저 ‘계파 청산’ 등 화려한 구호만 난무할 뿐이다. 과거 청산은 군부정권만 하는 게 아니다. 커다란 실수를 적나라하게 고백하고 반성하고 다짐해야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다. 자신을 희생하고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 있어야 결국 집권도 할 수 있다.”

-이런 문제 제기를 진작에 하지 그랬나.
“내가 만신창이가 돼도 좋으니 대선평가 내용을 의원총회에서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내분이 일어날 수 있다’며 막더라. 지금도 새정치연합은 문제를 은폐하고 봉합하려고만 한다. 당이 쪼개질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각 계파가 치열하게 격론을 벌어야 한다. 그래야 공통분모를 찾아가면서 당이 거듭날 수 있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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