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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고정 환율 포기한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 총재

중앙선데이 2015.01.18 01:29 410호 18면 지면보기
토마스 요르단(52·사진)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가 15일(현지시간) 환율 하한선을 전격 폐지했다. 도입 3년4개월 만이다. 환율 하한선은 전임 필리프 힐데브란트 총재 시절 도입됐다. 2011년 9월 유로존 재정위기로 안전자산인 프랑의 가치가 급등하자 힐데브란트 전 총재는 1유로당 1.2프랑으로 환율을 고정시켰다. 수출과 관광으로 먹고사는 스위스 입장에서는 프랑의 가치가 급등하면 경제에 위기가 온다. 이 때문에 SNB는 사실상의 고정환율제를 도입한 것이다.

시장 뒤흔든 깜짝 조치 유로 약세 심해질 전망

당시 부총재였던 요르단 역시 환율 하한선의 지지자였다. 힐데브란트 전 총재가 부인의 환투기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자 신임 총재로 임명된 후에도 요르단은 “환율에 일정한 제한선을 두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정책을 유지해 왔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SNB는 그동안 프랑화 가치가 오르는 걸 막기 위해 시장에서 유로화를 사들이는 등 많은 비용을 들였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단행하면 유로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돼 SNB는 환율 방어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야 할 입장이었다. 결국 이런 부담을 떨어내지 못한 요르단 총재가 변심을 한 것이다.

SNB의 폭탄선언에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환율 하한선 폐지 발표 직후 유로 대비 프랑의 가치는 장중 한때 41%나 치솟았다. 씨티그룹·도이체방크 등 세계 주요 외환거래 은행들은 1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봤다.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환율 방어를 위해 유로화를 대거 사들이던 SNB가 ‘큰손’ 역할을 포기해 유로화 약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오는 22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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