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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푸드&헬스] 겨울철 감기·뇌졸중 예방 돕는 유자 … 비타민C, 사과의 25배

중앙선데이 2015.01.18 01:48 410호 22면 지면보기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도 하다마는 품어 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하나이다.”

조선시대 문인인 노계 박인로(1561∼1642)의 조홍시가(早紅枾歌)엔 감과 유자, 두 과일이 등장한다. 중국 오나라의 육적이 접대로 내놓은 유자 세 개를 어머니에게 가져다 드리고 싶어 슬그머니 품 안에 숨겨 나오다가 발각됐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시조다. 육적회귤(陸績懷橘)이란 고사성어의 주제는 효심이지만 과거에도 유자가 얼마나 귀한 과일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유자는 예로부터 고급 과일이었다. “유자는 얼었어도 선비 손에 놀고 탱자는 잘 생겨도 거지 손에 논다”는 속담이 있다. 명산지인 남해에선 한때 ‘대학나무’로 통했다. 한 그루만 있으면 대학에 간 자식 학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의미에서다.

귤·오렌지·레몬·자몽 등과 함께 감귤류의 일종인 유자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원산지는 티베트로 알려져 있다. 신라의 ‘해신(海神)’ 장보고가 당나라에서 처음 들여와 남해안 지역에 심었다는 얘기가 구전된다. 가장 맛있는 시기는 겨울과 가을이다. 일반적인 감귤류는 껍질이 20∼30%인 데 비해 유자 껍질은 두꺼워 과육보다 껍질이 더 많다.

유자는 겨울철에 감기·뇌졸중 예방을 돕는 고마운 과일이다. 감기 예방에 효과적인 것은 비타민 C가 100g당 105㎎(사과의 25배)이나 들어 있어서다. 항(抗)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는 혈관에 쌓인 유해(활성) 산소를 없애 동맥경화·혈관 노화도 억제한다. 껍질엔 헤스페리딘이라는 혈압을 안정시키고 모세혈관을 강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뇌졸중·고혈압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도 풍부하다(100g당 262㎎). 여느 감귤류와 마찬가지로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풍부하다.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최근엔 암 예방 식품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전립샘암에 걸린 쥐에게 유자의 카로티노이드(항산화 성분으로 색소의 일종) 추출물을 주입하고 52주간 관찰한 결과 암세포 성장이 억제됐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유자에서 항암 효과가 예상되는 물질은 쓴맛 성분인 리모네이드다.

중국의 고의서 『본초강목』엔 “유자를 즐겨 먹으면 답답한 기운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며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기술돼 있다. 『동의보감』은 “위(胃) 속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술독을 풀어주며 술 마신 사람의 입냄새를 없애준다”고 유자를 예찬했다.

유자즙은 종이 필터에 걸러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과즙을 짜고 난 유자는 그물망·천 주머니 등에 넣어 목욕할 때 욕조에 띄워둔다. 향기가 퍼져 기분이 좋아지고 피로가 풀리며 손발이 트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껍질이 울퉁불퉁하며 두껍고 광택이 나고 담황색인 것이 당도가 높고 향·맛이 뛰어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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