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법관후보 3명 다양성 부족…함박눈 같은 대법관 그립다"

중앙일보 2015.01.15 19:59
현직 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 3명이 아닌 별도 인물을 대법관으로 임명 제청하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추천위가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58·사법연수원 11기)과 한위수(57·12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와 강민구(56·14기) 창원지법원장을 다음달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 후임 대법관 후보로 결정하자 "대법관 다양화 요구에 못 미친다"면서다.


현직 판사, 대법원장에 새 대법관 후보 제청 요구 논란

수원지방법원 송승용 판사(41·연수원 29기)는 14일 밤 11시 13분 법원 내부전산망인 코트넷 자유게시판에 '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한 의견'이란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송 판사는 먼저 "이번 추천결과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천 직전의 일부 경력을 대법관 구성 다양화의 근거로 삼는 것은 외형적, 표면적 다양화에 그치는 것일 뿐 진정한 의미의 실질적인 다양화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세 후보 모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50대 남성으로 법원과 검찰 고위직 출신인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판사는 그러면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는 우리 사회공동체의 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고 인권, 노동, 환경 등 각종 사회적 갈등요인에 대한 감수성을 가진 분이 대법원의 구성원이 돼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을 판결에 담아내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관 구성의 획일성, 편협성을 극복하고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야 말로 판결에 대한 당사자들의 자발적 승복을 이끌어 내는 핵심 수단이자 통로이며, 궁극적으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양 대법원장에 "추천위 추천이라는 틀에 국한되지 말고 다시 한 번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해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취지를 가장 적극적, 우선적,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대법관 제청을 하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법원이 추진하고 있는 상고법원의 설치와 관련해서도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또 "법원 내부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 조차 바탕으로 하지 않는 법원 수뇌부의 일방적인 대법원의 정책법원화 추진만으로는 대외적 환경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송 판사는 글 말미에 안도현 시인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을 인용하며 "따뜻한 함박눈 같은 대법관이 그립다"고 적었다.



송 판사가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공개적인 주장을 펼친 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7월 코트넷을 통해 당시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제청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썼고, 지난해 9월에도 양창수 당시 대법관 후임으로 권순일 법원행정처 차장(현 대법관)이 제청되자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