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외교로 아낀 관세 3700억, 외교로 따낸 프로젝트 6조 9000억

중앙일보 2015.01.15 14:46
정부가 외교 활동을 통해 지난 한해 동안 3700억원 상당의 관세를 절감하고, 6조 9000억원 상당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반덤핑·상계조치(보조금)·세이프가드 등 외국의 수입규제조치에 대응해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한 결과 3억 3000만달러(약 3700억원)의 관세를 경감받거나 조치가 철회되도록 지원했다. 이는 약 65억 달러를 수출했을 때 얻는 이익(2013년 한국은행 발표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 5.1% 적용시)에 버금간다는 것이 외교부 설명이다.



이를 위해 김영준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심의관을 반장으로 하는 수입규제대책반은 말레이시아, 호주 캐나다, 터키, 인도, 브라질 등 8개국을 아홉차례에 걸쳐 방문해 우리 기업을 지원했다. 대표적인 예가 브라질에서 한국산 버스·트럭용 타이어에 부과될 뻔한 ‘반덤핑 관세 폭탄’을 처리한 일이다. 당초 브라질 정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11.5~62.5%로 정했다. 제소자는 덤핑 마진을 67.88%로 주장했다. 하지만 수입규제대책반이 직접 현지를 찾아 정부 입장서를 제출하고 WTO 반덤핑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자 브라질 정부는 기존 결정을 번복, 관세율을 7.1~39%로 하향조정했다. 이를 통해 절감한 관세는 연간 4900만달러다.



외교적 지원으로 ‘깎는 일’만 한 것이 아니다. 외교부는 지난 한해 우리 기업들이 재외공관 등의 지원을 받아 따낸 해외 프로젝트 사업이 총 64억 달러(약 6조 9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은 현지 정부 고위급 인사와 상시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을 기회로 삼은 지원 전략 덕이었다.



일례로 알제리 정부가 발주한 2000만 달러(약 216억원) 상당의 고속도로 운영시설 시공 감리업체 선정사업이 있다. 원래 우리 기업은 가격 기준으로 4위에 머물렀다. 이에 알제리 공관에서 공공사업부 장관 등 고위인사 면담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기업은 지난해 12월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



1.7억유로(약 2167억원) 규모의 그리스 아테네 대중교통 통합요금징수시스템(E-Ticketing)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 사업은 아테네의 버스, 지하철,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에 교통카드 단말기, 게이트, 자동승차권 발매기 등을 설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2011년부터 추진됐으나 유로존 경제 위기 등으로 발주가 지연되던 차였다. 이에 2013년 12월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박 대통령은 아예 이 사업을 정상회담 의제로 올려 논의했다. 이후 공관에서 발주처 사장 면담 등 후속 지원에 나섰고, 지난해 3월 우리 기업이 최종 낙찰받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외 사업 수주 뿐 아니라 기업의 해외 지사 설립 지원, 수출 검역이나 통관 지원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서도 재외공관에서 여러 방면으로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