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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종환, 여성 거론 협박 … 사찰 아닌가" "그런적 없다"

중앙일보 2015.01.15 01:20 종합 2면 지면보기
음종환(46) 청와대 행정관과 이준석(30)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수첩에 적힌 ‘문건(정윤회)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글귀와 관련, K가 김 대표이고 Y가 유승민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무성·유승민 배후설’은 지난해 12월 18일 한 술자리에서 음종환 행정관이 한 말이라고 했다. 당시 술자리엔 신용한(47)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손수조(30) 청년위원, 이동빈(46)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등이 있었다. 이 전 위원은 오후 11시40분쯤 가장 늦게 도착했다. 당시 모임에 있던 사람들의 엇갈린 주장이다.


12월 18일 술자리 발언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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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술자리에 오자마자 음종환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 음종환은 ‘네가 십상시(十常侍)를 알기나 하고 방송에서 얘기하는 거냐’며 내가 방송에 나가 정권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걸 문제 삼았다. ‘그럼 뭐가 진실이냐? 알려 달라’고 하니 문건 파동의 배후를 거론하면서 ‘김 대표, 유 의원’을 지목했다. 음종환은 나한테 ‘너는 배후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나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이 사고 친 것 아니냐’고 했는데 음종환은 ‘그들만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믿기지 않아 여러 번 캐물었는데 답변은 똑같았다. 질문할수록 ‘김 대표, 유 의원이 배후’란 주장의 강도가 세졌다. 조 전 비서관이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공천을 받으려고 유 의원 쪽에 줄 댄 결과가 아니냐는 논리더라. 음종환은 내게 반(半) 협박조로 ‘방송 출연을 못하게 하겠다’고도 했다. 더 기분 나쁜 게 음종환은 내 개인 신상을 놓고 협박도 했다. ‘너 요즘 여자 누구 누구 만나고 있지’라고 하더라. 내가 전혀 만나지 않은 여성들이더라. 그러나 이건 민간인 사찰 아닌가. 지난 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 결혼식이 끝나고 김 대표와 유 의원 등이 함께 있던 자리에서 문건 파동 얘기를 하다가 내가 ‘청와대에선 당을 배후로 본다는 얘기도 있더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의원이 ‘음 씨냐’고 물어서 놀랐다. 의원회관에 소문이 돌았다고 하더라. 김 대표는 나 말고도 여러 군데서 ‘배후’ 얘기를 들은 것 같다. 나는 술자리 참석자 중 2명(자신과 손수조)만 김 대표에게 얘기했는데 수첩을 보니 모임에 있던 전원이 적시됐다.”



 ◆음종환=“(이준석 주장은) 터무니없는 얘기다. 내 훈계를 많이 섭섭해한다고 하더라. 내가 협박을 했다는데 (한숨을 쉬며) 그러면 왜 다음날 방송에 나가 폭로하지 왜 1월 6일에야 얘기하나. 방송 출연과 관련해 협박을 했다는데 (오히려) ‘방송에 출연시켜 달라’고 청탁한 적이 있다. 내가 여자 이름 댔다는 데 나는 걔가 누구 만나는지 알지도 못한다. 그날(12월 18일)은 검찰이 박관천 경정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날이다. 내가 ‘박관천은 피라미다. 조응천이 배후다. 반드시 밝혀낼 거다’라는 얘기는 했다. 이준석이 잘못 알아들은 거다. 나는 ‘조응천이 (19대 총선 때) 대구 북구을에 나가려다가 안 됐고 유승민 의원한테 찾아가서 줄 대려고 하더라’는 얘기를 했다. 조응천이 김 대표에게 어떻게 했는지는 내가 자세히 모르지만 ‘김 대표한테도 당연히 줄을 대려고 했겠지’라는 얘기를 하면서 ‘조응천은 정치적 욕심 외에 대통령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다. (문건 파문 뒤 청와대 공격하는) 인터뷰를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런 사람 말을 믿고 (방송에서 비판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거다.”



 ◆신용한·손수조=“음종환이 이준석에게 ‘잘 좀 해라. 너마저 그러면 되느냐. 조응천이 자기 정치하려고 김무성 대표 찾아가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을 만난 걸 안다. 조응천은 자기 정치하려고 문건 갖고 물 흐려놓은 사람이다’는 발언을 한 것 같다. 이준석은 상당히 기분 나빠했던 것 같다. 둘끼리 주로 얘기해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나는 ‘배후’ 운운하는 얘긴 못 들었다.”(신용한) “내가 있을 때는 전혀 배후 얘기가 안 나왔다. 둘이 얘기하는 상황이었다. 음종환이 A라고 한 얘기를 이준석이 B라고 들은 것 같다.”(손수조)



음종환, 이준석에 문자 공세=이날 음 행정관은 ‘배후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 전 비대위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보낸 카톡 다 공개한다” “방송 잘 지켜보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비대위원은 "협박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음종환과 이준석은=음 행정관은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권영세(현 주중 대사) 전 의원과 이정현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2012년 대선 때 공보기획팀장을 맡았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실에서 일했다. ‘정윤회 동향보고 문건’ 파문 때 ‘십상시’ 중 하나로 지목됐다. 이 전 비대위원은 하버드대(컴퓨터공학) 출신의 청년 벤처사업가다.  



강찬호 논설위원,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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