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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형 임대주택, 임대시장 키우는 계기 돼야

중앙일보 2015.01.15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정부가 중산층의 전세난 해소를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제도를 도입하고 각종 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어주고 택지 공급과 금융 지원도 해주기로 했다. 그동안 임대주택 사업의 확대를 가로막았던 걸림돌을 걷어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업형 임대주택제도는 빠르게 진행되는 전세의 월세전환 추세에 부응하면서, 소유에서 거주의 대상으로 바뀌는 주택 시장의 변화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정책대안의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기업형 임대주택이 주택 시장에서 제대로 정착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고 보완해야 할 대목도 적지 않다. 우선 이번 대책이 시행되려면 관련 법안 통과와 택지 마련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중산층의 전세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입지와 수요자들이 임차를 희망하는 지역이 일치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난제다. 이는 이번에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제도가 시장의 수요에 맞춰 자연스럽게 형성된 주택공급 방식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대책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즉 정책적으로 기업의 임대주택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수익성을 맞춰주려다 보니 입지 면에서 수요와의 불일치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우리는 작금의 전세난을 해소하면서 주택 시장 전반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본다. 신규 기업형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개인이 공급하는 임대주택과 전·월세로 공급되는 기존 주택을 모두 합쳐 시장에서 조화롭게 주택 수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기업형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개인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소규모 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을 모아 집합적으로 관리·대행해주는 임대관리 사업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왕 주택정책의 초점을 소유에서 주거 안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주택임대시장을 키워야 한다.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이 시장에서 경쟁하면 자연히 임대 수요에 부응하면서 임대료도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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