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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칼럼] 국민연금 수령시기 5년 늦추면, 연금수령액 늘어난다

중앙일보 2015.01.15 00:01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
“소득이 많으면 국민연금이 절반 밖에 안 나온다는데, 사실인가요?” 김희철(61)씨는 지난해 30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정년퇴직했다. 평생 한 직장에서만 근무했던 김씨는 처음엔 퇴직한 다음 어떻게 살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직장 다니며 알뜰살뜰 모아둔 돈으로 시작한 사업이 제법 자리를 잡아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빼고도 소득이 매달 400만원을 넘는다. 사업이 안정되자 이번엔 다른 고민이 생겼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국민연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본래 올해부터 매달 100만원씩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국민연금 가입자보다 소득이 많다는 이유로 연금수령액이 향후 5년간 감액된다. 연금이 감액되는 게 싫으면 수령시기를 뒤로 늦추면 된다. 이렇게 하면 연금수령액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다. 대신 연금수령시기를 연기한 만큼 수령기간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떤 쪽을 선택을 할까? 연금이 감액되더라도 당장 받는 게 나을까, 아니면 수령시기를 뒤로 미루는 게 좋을까?



<1안> 올해부터 연금을 감액해 수령한다. 감액비율은 올해 50%에서 시작해서 매년 10%씩 줄어든다.

<2안> 연금수령시기를 5년간 늦춘다. 이 경우 연금수령기간은 5년 줄어들지만 연금액은 36%가 늘어난다.





김희철씨처럼 정년퇴직 이후에도 일하는 고령자가 생각보다 많다. 55세부터 79세 사이의 고령자 열 명 중 여섯 명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률도 30.9%나 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에서도 아이슬란드(34.2%) 다음에 해당하는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를 OECD국가 전체 평균(13.1%)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에 일하는 고령자가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할 수 있다.



이렇게 60세 이후에 일하는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일하는 기간과 국민연금 수령기간이 겹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때 문제가 되는 점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일정금액 이상 되면 국민연금 수령액이 줄어들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10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면 연금수급연령에 도달한 다음부터 평생 동안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노령연금 개시 연령은 출생시기에 따라 다르다.



[표1] 노령연금 언제부터 받고 언제까지 연기할 수 있나?




또 노령연금은 연금수령자의 ‘월평균소득’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보다 많으면 감액되어 지급된다. 먼저 연금수급자의 ‘월평균소득’에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만 포함된다. 부동산임대소득은 사업소득으로 월평균소득 산정에 포함되지만, 이자소득이나 양도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각종 비용은 공제해 준다. 근로자의 경우 총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액을 제외하고, 사업자는 총수입에서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 월평균소득으로 인정된다. 이렇게 산출한 월평균소득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소득보다 많으면 노령연금 감액대상이 된다. 지난해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은 198만1975원이다.



감액대상이 되면 노령연금은 얼마나 줄어들까? 감액비율은 첫해 50%에서 시작해서 매년 10%씩 줄어든다. 김희철씨의 경우 본래 61세부터 노령연금으로 매달 100만원씩 받을 수 있었지만 소득이 400만원을 넘어 감액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61세에는 50만원, 62세에는 60만원, 63세에는 70만원, 64에는 80만원, 65세에는 90만원을 받는다. 그리고 66세부터는 정상적으로 100만원을 받게 된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열심히 일한 대가가 연금감액으로 이어진다고 했을 때 이를 달갑게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감액대상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다. 연금수령시기를 뒤로 늦추면 된다. 노령연금은 수급자가 희망하는 경우 1회에 한해 연금지급시기를 최대 5년간 연장할 수 있다. 그리고 연금을 다시 받게 될 때는 연금지급이 연기된 1년당 7.2%(월0.6%)의 연금을 더 받게 된다. 만약 김희철씨가 노령연금 수령시기를 5년간 연기하면, 노령연금은 36%가 늘어나서 66세부터 136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최근 노령연금 수령시기를 연장하는 사람이 많다. 2007년 7월부터 시행된 연기연금제도에 현재 가입한 사람은 1만5000명에 이른다. 현재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 중 가장 많은 노령연금을 받는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이모(65세)씨도 연기연금제도 신청자다. 이씨는 현재 매달 노령연금으로 165만8690원의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본래 이씨는 만60세가 된 2008년부터 매달 125만2792원을 수령할 수 있었지만, 직장에 계속 근무하고 있어 5년간 연기연금을 신청해 최고액 수급자가 됐다.



그렇다면 노령연금 감액대상자의 경우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무조건 유리할까. 그렇지는 않다.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연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장점이지만, 연금수령시기를 뒤로 늦춘만큼 전체 연금수령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령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살아있는 동안만 수령할 수 있다. 설령 연금액이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일찍 죽으면 그 뿐이다. 따라서 성패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달렸다.



김희철씨가 61세부터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와 66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때 누적연금 수령액을 비교해보자.(그래프 참조) 처음에는 노령연금이 감액되더라도 제때 수령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74세가 지나면서 연기연금을 신청했을 때 누적연금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연기연금제도를 신청할 때는 소득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또 감액연금 대상자가 됐다고 하더라도 감액기간(5년) 중에 월평균소득이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소득 이하로 떨어지면 정상적인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노령연금 감액대상에 해당한다고 무턱대고 연기 신청을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건강상태와 소득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림1] 김희철의 누적연금 수령액 비교




글=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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