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시·롬니, 닮아서 더 치열한 라이벌

중앙일보 2015.01.13 00:56 종합 12면 지면보기
젭 부시(左), 밋 롬니(右)
미국 공화당의 대선 전초전이 닮은꼴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장외 대결로 시작됐다. 부시 전 주지사는 이달 초 그간 몸담았던 외부 단체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며 대선 가도의 장애물을 없앴다. 그동안 출마하지 않겠다던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9일 기부자 모임에서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방향 선회를 공개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격돌
주지사 거친 온건 보수 공통점

 60대인 부시(62)와 롬니(68)는 경력·성향이 비슷하고 지지층이 겹친다. 둘 다 주지사로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 강경 보수인 티파티의 지지를 받는 마르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에 비하면 실용주의 성향의 온건 보수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두 사람이 공식 출마하면 지원 그룹, 기부자, 공화당내 표를 놓고 서로 경쟁해야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부시와 롬니의 대결은 부시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과의 대결보다 더 험악해질 수 있다”며 “노선 싸움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쟁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전했다.



 두 사람의 강점은 모두 전국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다. 부시는 아버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가문의 이름으로 ‘3부자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 롬니 역시 2012년 오바마 대통령과 대결하며 미국 전역을 누볐던 이름값이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12월 말 여론조사기관 조그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층에선 롬니 14%, 부시 12%로 각각 1·2등으로 나왔다. 랜드 폴 상원의원(10%),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8%) 등 공화당 현역 의원·주지사는 두 사람의 뒤였다.



 양측의 견제는 이미 시작됐다. 부시 측 인사는 WP에 “롬니는 말실수를 가끔씩 한다”고 우회 경고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롬니는 지지자 모임에서 “인기 없는 전직 대통령이 형이라 대선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부시의 대선 경쟁력을 깎아 내렸다. 부시는 롬니에 대해 “2012년 대선 캠페인을 부실하게 했다”며 패배의 기억을 공개 석상에서 꺼내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 상대를 밀어주는 데 인색했다. 부시가 1994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첫 도전했을 때 롬니 측은 부시의 당내 경쟁자를 지원했다. 당시 롬니의 1등 참모가 부시 경쟁자의 TV 광고를 치켜 세우며 “부시 몰락의 시작”이라고 발언했다. 반대로 2012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는 부시가 롬니 지지 표명을 뒤로 미뤘다. 부시의 텃밭인 플로리다 경선 때 롬니는 부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부시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두 달 후인 그 해 3월 롬니가 일리노이 경선에서 압승한 뒤에야 지지를 표명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