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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태양광 … 가사도 전력 독립선언

중앙일보 2015.01.13 00:37 종합 20면 지면보기
진도군 가사도에 들어선 풍력·태양광발전소 전경. 섬 주민들이 24시간 사용할 전력을 기상 여건과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설비다. [프리랜서 오종찬]


전남 진도군 가사도가 첨단 에너지 자립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 관리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MG)를 국내 최초로 적용하면서다. 가사도는 지난해 10월 풍력발전소 4곳과 태양광발전소 8곳이 완공되면서 100% 신재생에너지로만 전기를 공급받게 됐다. 168가구가 사는 외딴 섬이 최첨단 에너지 마을로 자리잡게 된 셈이다.

만성적인 전력난 겪던 외딴섬
신재생에너지 720㎾ 발전
염전·양식장도 재가동 서둘러



 미래형 친환경 발전소는 섬 주민들의 생활상을 180도 바꿔놨다. 디젤을 이용한 기존 발전소에 비해 전기 공급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다. 가사도는 디젤발전소의 전력생산 규모가 300㎾급이어서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어왔다. 예산이 부족해 발전 시설을 추가로 늘리지도 못했다. 그런 가운데 한국전력이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개발을 위해 2013년 1월 가사도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했고, 풍력발전 400㎾와 태양광발전 320㎾ 등 시간당 720㎾의 전기가 생산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전기가 없어 문을 닫았던 폐염전과 양식장들이 활기를 띄게 됐다는 점이다. 주민 정양관(54)씨는 2011년부터 가사도에서 염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재생발전소가 생긴다는 소식에 40여 년 전 문을 닫았던 폐염전을 사들여 소금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존 염전 4000여 평 외에 올해는 1만4000여 평의 염전을 새로 짓고 있다. 정씨는 “전기만 제대로 공급되면 한 해 4만여 가마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육지의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기 위해선 염전용 물레방아나 발전기 가동이 필수다. 하지만 전기가 부족한 가사도에서는 그동안 경운기 엔진을 이용해 바닷물을 끌어다 써왔다. 정씨는 “육지에서 7㎞ 이상 떨어진 섬이라 환경도 깨끗하고 바람도 강해 양질의 천일염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기가 부족해 폐업해야 했던 전복 양식장들도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가사도에는 2000년대 초반 4곳의 양식장이 들어섰지만 이내 간판을 내려야 했다. 디젤발전만으로는 바닷물을 퍼올릴 양수기나 산소발생 장치를 가동할 전기를 제때 공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진도군은 올해 전기 사용량이 많은 톳 건조공장을 섬 안에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마을회관도 북적이기 시작했다. 회관의 전자제품들을 주민들이 마음껏 쓸 수 있게 되면서다. 자체 발전기에서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는 덕분에 전기요금은 무료다. 주민 이종식(79)씨는 “예전엔 발전기가 자주 고장나 불편이 컸는데 이젠 관광객들이 찾을 만큼 전기로 유명한 섬이 됐다”고 반겼다.



진도=최경호 기자



◆마이크로그리드(MG)=전력 공급이 어려운 외딴 지역에서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24시간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 IT 기술을 활용한 전력 생산 및 저장 장치를 갖춰 수요가 적을 때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비축해뒀다가 수요가 많을 때 공급한다.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기존 신재생발전소의 단점을 보완한 미래형 기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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