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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14 역공이 승착 … 우변 흑은 살았나

중앙일보 2015.01.09 00:01 경제 11면 지면보기
<8강 토너먼트>

○·박정환 9단 ●·저우루이양 9단




제13보(114~120)=114가 급소로 승착이었다. 흑의 응수를 먼저 물어봤다. 유명한 바둑 격언인 선치중 후행마(先置中 後行馬)의 견본으로 역공(逆攻)이었다. 먼저 상대의 진(陣) 속 급소를 가격한 다음, 상대의 응수를 봐가면서 다음 행마를 결정하라.



 흑에게도 대응수가 여럿 있지만 115는 최선이었다. 117도 부득이하다. 두지 않으면 ‘참고도’ 진행으로 백은 난국을 수습한다. 4 이후엔 알파벳순으로 머리를 내민다. 흑이 난감하다. 전체적으로 흑집이 ‘말랐고’(메마르다·薄), 흑은 중앙과 하변의 사활마저 걱정해야 할 판이 된다.



 실전도 별 다를 바 없다. 120까지 오히려 흑이 사활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백은 어떤가. 상변에서 우변으로 뻗은 백 대마는 우변 흑이 살아갈 동안에 자연스럽게 두 집을 얻을 수 있다.



 지난 12보에서 중앙 끊은 수는 ‘106’이었다. 이제 120이 되니 비로소 그 끊음이 이해된다. 15수 앞을 내다본 것이다. 웃으시는 분도 있겠다. 프로는 100수도 읽을 수 있다는데 겨우 15수 아닌가. 아니다. 사활묘수는 100수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처럼 텅 빈 중앙에서 15수 앞을 내다보는 것은 아주 어렵다.



 검토실은 감탄했다. 114~120의 수순이 매끄럽게 전개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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