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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발칵 뒤집은 소설, 내용 보니

중앙일보 2015.01.07 18:00
2022년 프랑스 대선의 결선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사회당과 대중운동연합(UMP)이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벤 압베스 후보를 밀기로 한다. 결국 압베스 후보가 승리해 이슬람 율법에 의한 통치가 이뤄진다. 소르본대학은 파리-소르본 이슬람 대학으로 개명되고 교수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으면 해고된다. 여성들은 집에만 머물러야 한다. 이 때문에 실업률이 낮아진다.



7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프랑스 소설가 미셸 우엘벡(56·사진)의 6번째 소설 『복종(submission)』이 그린 세계다. 이 미래 정치소설은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판매 전부터 분노를 불러왔다”(AFP통신), “스캔들”(영국 인디펜던스)이라고 할 정도다. 우파 진영에선 “무슬림의 정치적 발언권이 확장되어온 걸 무시해온 중도 좌파 언론에 대한 공격”(르 프앙)이라고 반색한 반면, 좌파 진영에선 “정통문학에 극우주의가 회귀한 날”(리베라시옹)이라고 개탄했다. 리베라시옹은 7개 면에 걸친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이 같은 논란은 우엘벡이 “알베르 카뮈 이후 가장 중요한 작가”(랜덤하우스)이면서 동시에 이 작품이 프랑스 등 유럽의 일반 국민이 이슬람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지점을 정확하게 건드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프랑스는 무슬림 인구가 유럽에선 가장 많아 600만 명에 달한다.



우엘벡은 반이슬람 성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01년 현대 문명을 냉소적으로 풍자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플랫폼』 에서 무슬림을 ‘유럽이란 혈관 속의 혈전’으로 묘사했다. 직후 인터뷰에서도 이슬람을 “가장 어리석은 종교”라고 말해 무슬림들로부터 고발 당했다.



그는 이번엔 논쟁을 피하려 했다. 그는 “도발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다만 역사를 가속·응축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슬림이 인구에 비해 정치적으로 덜 대변된다는 게 나의 우려”라고도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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