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인, 중국 넘어와 살인하는 이유 보니

중앙일보 2015.01.07 14:26
최근 북한 탈영병의 중국 민간인 살해 사건으로 북중 국경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에도 북한인이 국경을 넘어와 중국인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7일 지린(吉林)성 조선족 자치주의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9월3일 새벽 1시쯤 두만강과 인접한 지디툰(吉地屯) 마을의 융(雍) 모 씨 집에 20대 북한인이 침입해 집안에 있던 흉기로 융씨의 장인(64)과 장모(60), 작은 처남(25)을 때려 숨지게 하고 휴대전화 2대와 현금 500 위안(약 8만8000원), 여성용 핸드백 1개를 빼앗아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이 마을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허룽(和龍)시 난핑(南坪)진 난핑(南坪)촌 산하 마을로 지난달 27일에도 탈영한 북한군 병사가 총기를 발사해 주민 4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지디툰 범인은 26세의 북한 남성으로 북한으로 돌아가던 중 북한 국경경비대에 붙잡혔다. 북한 경비대는 범인이 빼앗은 휴대전화 등은 9월 20일 중국 공안을 통해 융씨에게 반환했다. 그러나 범인의 신병이 중국 측에 인도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융씨는 “사건이 발생한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보상이나 수사 결과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핑진의 한 관리는 “현재 피해자 가족과 사후 처리나 보상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북한인들의 불법 월경과 살인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자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는 요즘 비상이다. 융씨는 “사건이 난 지디툰은 두만강에서 500m쯤 떨어져 있어 강이 얼어붙은 겨울에는 북한인들이 수시로 건너와 흉기로 위협해 돈이나 음식물 등을 빼앗아간다”고 말했다. 부근의 허룽시 카이산툰(開山屯)의 한 주민은 “며칠 전 공안이 집에 찾아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들 지역은 청·장년층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 주민은 20~30가구 50여 명에 불과하다.



공안당국은 2005년부터 옌볜 국경 마을의 10가구를 한 단위로 집마다 범죄 신고 장치를 설치했다. 한 가구에서 버튼을 누르면 변방부대와 다른 9가구로 동시에 벨이 울려 범죄에 신속히 대처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융씨는 “북한인들이 범행 후 곧바로 북한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잡기가 어려워 요즘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