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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먹은 듯 … 인체 속이는 다이어트약 나와

중앙일보 2015.01.07 00:53 종합 12면 지면보기
음식을 먹은 것처럼 몸을 속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드는 약물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끼니마다 제대로 식사를 하면서도 손쉽게 체지방을 태워 살을 빼는 ‘꿈의 다이어트’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방 태우는 단백질 자극 '펙사라민'
황성순 박사 참여한 미 연구팀 성과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의 로널드 에번스 박사팀은 실제로는 음식을 먹지 않았는데도 마치 음식을 먹은 것처럼 몸이 반응하게 만드는 약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저명 의학 저널인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다. 이 연구팀 소속인 서울대 출신의 황성순 박사가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우리 몸은 음식을 먹으면 영양분을 저장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몸에 쌓인 지방을 태운다. 새 손님을 맞기 위해 ‘방 청소’를 하는 것이다. 파렌소이드X수용체(FXR)라는 단백질이 이런 일을 진두지휘한다. 만약 음식을 먹지 않고 이 단백질을 자극해 지방을 태우게 하면 손쉽게 살을 뺄 수 있다. 몸에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식욕을 억제시키는 기존 다이어트 제품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다.



 연구팀은 펙사라민이란 약물을 이용해 이런 실험에 성공했다. 비만 쥐에게 이 약물을 5주간 먹이자 체중 증가가 멈추고 체지방이 줄어들었다.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도 낮아졌다. 특히 내장지방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에번스 박사는 “펙사라민은 음식을 먹은 것처럼 몸을 반응시키는 ‘상상의 음식(imaginary meal)’”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파렌소이드X수용체를 이용한 다이어트 약물이 개발된 적은 있다. 하지만 음식을 흡수하는 장(腸)뿐 아니라 간·신장 등에도 영향을 미쳐 문제가 됐다. 반면 펙사라민은 장에만 흡수되고 혈액에 유입되지 않아 이런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곧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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