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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도 금연구역서 피우면 과태료 10만원

중앙일보 2015.01.07 00:51 종합 12면 지면보기



복지부 "유해성분 검출 … 단속 대상"
담뱃값 인상 풍선효과로 판매 껑충
WHO도 "금연보조제로 광고 안 돼"

애연가 이장렬(34·회사원)씨는 최근 전자담배를 구입했다. 전자담배에서 연기 대신 인체에 무해한 수증기가 나오며, 어디서든 꺼내 피울 수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솔깃했다. 실제로 이씨처럼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흡연자가 늘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안 발표(2014년 9월 11일) 이후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자담배 수입량은 62t, 수입금액은 475만2000달러(약 52억2000만원)였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7배로 집계됐다.



 이처럼 담뱃값 인상 이후 흡연자들이 전자담배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정부가 6일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기체에서 유해한 성분이 검출됐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전자담배 판매업자가 전자담배를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금연보조 효과가 있다고 허위·과장 광고하면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금연구역에서 전자담배 흡연 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연지역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고 과태료 부과도 미미했다.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전자담배의 유해성은 2012년 당시 국내에서 판매 중이던 전자담배 30종류의 기체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모든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됐다는 것이다. 류근혁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전자담배를 150여 회 흡입하면 치사량 수준에 이를 수 있다”며 “일반 담배 1개비 니코틴 함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1.18~6.35g/㎥ 범위(평균 2.83g/㎥)의 니코틴이 전자담배의 기체 상태로 뿜어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니코틴 용액을 적정량보다 많이 사용할 때는 일반 담배보다 몸에 더 나쁘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해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6차 당사국 총회에서 “전자담배는 담배이므로 금연보조의 수단으로 판촉하거나 광고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WHO FCTC 당사국 총회 의장을 역임한 문창진 차의과대학 교수는 “전자담배도 몸에 해롭고 중독성이 심하기 때문에 금연보조제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자담배 규제를 놓고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있다. 지난해 5월엔 15개국의 과학자·전문가 53명이 WHO에 전자담배 규제를 반대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워 흡연 사망자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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