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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능력 증대, 우리가 국제 해법 새 틀 주도를

중앙일보 2015.01.07 00:03 종합 30면 지면보기
국방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재래식 전력 현황이 담긴 ‘2014 국방백서’를 공개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되며 박근혜 정부 들어선 처음이다. 백서는 북핵에 대해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핵이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진전되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물질 확보와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만 언급했을 뿐 기술적 평가는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북 핵무기’라는 표현도 처음으로 썼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백서는 밝혔다. 2년 전 백서가 2009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실패했다고 기술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북한이 2012년 말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다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지는 않았으며, 핵무기 소형화를 완성했다는 첩보도 없다고 설명했다. 백서는 북한 재래식 전력에 대해 공군 중심의 상비군이 1만 명 늘어났고, 12군단을 창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차례 시험 발사를 했던 방사포는 700여 문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백서는 북한의 전략로켓트사령부가 전략군사령부로 명칭이 변경된 사실도 명기하면서 “향후 비대칭 전력 증강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점증하는 핵 능력과 재래식 전력은 큰 과제를 던진다. 우리는 북한의 핵과 재래식 전력의 직접적 위협 아래 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동시에 북한 비핵화로 가는 새 국제적 틀을 마련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 미국의 전략적 인내, 중국 역할론은 지금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하기로 하고, 관계국이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한 2005년의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되살리거나 그와 비슷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해법은 단계적이고 장기적이며 포괄적이어야 효과를 낼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보장의 보검으로 간주하는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물질 증대를 막는 핵활동 동결로 시작하는 프로세스부터 강구하기를 바란다.



 북한의 재래식·비대칭 전력 증강은 한반도의 냉전 구도를 상징한다. 철저한 대비를 하면서도 남북 관계개선과 신뢰 구축을 통해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그것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북한도 핵이나 재래식 무기로 먹고살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마침 남북 간에는 지난 연말 이래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주도로 대화가 모색되고 있다. 새 움직임이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 화해협력과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면서 남북이 군비 감축도 함께 협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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