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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형 집행하고 6일 만에 통보한 중국의 결례

중앙일보 2015.01.07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국이 마약사범 김모씨의 사형을 집행한 뒤 우리 정부에 6일 만에 통보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중국측은 “연말연시로 행정절차가 상당히 지연됐다”고 해명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중국이 지난해 12월 16일 우리 쪽에 김씨의 사형집행이 최종 승인됐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그 이후 수차례 중국 측에 형 집행 여부를 물었고, “인도주의와 상호주의 측면에서 사형 집행을 말아달라”고 호소했으나 중국 당국은 이를 묵살했다. 침묵으로 일관했다.



 솔직히 중국의 특수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니다. 중국은 효과적인 사회 통제를 위해 강력한 처벌을 동원하고 있다. 사형이 가능한 죄목이 55개에 이르고 2013년에 2400여 명을 사형시켰다. 이는 전 세계 사형집행의 70%나 된다. 또 중국은 아편전쟁의 트라우마가 깊다. 영국의 부도덕한 아편전쟁으로 인해 중국은 병들었고, 세계에서 마약의 해악을 가장 뼈저리게 체험한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이 형법 347조에 다량의 마약 사범에 대해 사형과 재산몰수까지 못 박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마약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중국은 우리의 사형집행 정지 호소를 거절하며 ‘특정 국가·국민에게만 예외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중국이 국제적 기준에 비춰 자국의 특수성만 지나치게 고집하는 ‘특정국가’가 아닌지 묻고 싶다. 사형집행은 생명에 관계된 중대한 인권문제다. 중국도 네이멍구에서 사형이 집행된 뒤 무죄 판결로 뒤집어진 사례 등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을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는가. 중국은 2001년 최종 판결 1개월 뒤 전격적으로 사형을 집행했지만 이번에는 판결 후 2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집행했다. 그나마 신중해지고 인권을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앞으로 외국인에 대한 사형집행만큼은 상대 국가와의 법체계 형평성과 국민 감정도 깊이 헤아려주길 바란다. 우리 국민들도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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