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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승부수 … 2018년까지 81조 투자한다

중앙일보 2015.01.07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정몽구 회장
정몽구(77)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4년간 역대 최대인 8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연간 판매량 900만 대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6일 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시설 분야에 49조1000억원, 연구개발(R&D)에 31조6000원 등 총 80조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4년간 매년 20조2000억원을 쏟아붓는 셈이다. 이는 역대 최대 투자 규모였던 지난해 수준(14조9000억원)보다 35% 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시설·연구개발에 역대 최대 규모
신사옥 건설 등 국내에 76% 집중
작년 엔저 뚫고 미국서 4% 성장

 현대차의 ‘81조원 투자’에는 정 회장 특유의 역발상 경영 철학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기아차 인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미국에서 실시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자동차 구매 후 1년 내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프로그램) 등을 모두 성공으로 이끌었던 전례가 있다”면서 “남들이 예상치 못하는 공격적 투자로 경쟁구도를 뒤집는 정 회장만의 평소 경영 스타일이 이번에 다시 재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유가 1L당 50달러 선까지 하락한 상황에서 미래를 꿈꾸며 친 환경차 개발에 11조3000억원을 투입한 것도 정 회장 특유의 승부수가 발휘된 대목이다. 플러그를 꽂으면 아무데서나 전기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와 수소연료차 등 미래형 친환경차 분야가 집중 투자 대상이다. 또 ‘자동차의 IT화’ 추세에 발맞춰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마트카 부품 개발 등 스마트 카 분야에도 2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북미 지역과 중국 등 해외 투자도 확대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130만595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4% 성장했다. ‘엔저’를 무기로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메이커들이 가격 할인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무리한 가격 할인 대신 ‘제값 받기 캠페인’과 ‘10년, 10만 마일 무상보증’ 같은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아차는 미국 텍사스 주와 200여㎞ 거리인 멕시코 몬테레이에 내년까지 연간 생산규모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멕시코에서 생산한 자동차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혜택을 받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현대차도 중국 허베이(河北)성과 충칭(重慶)시에 짓기로 한 중국 4·5공장을 모두 가동한다.



 또 전체 투자액 가운데 76% 가량인 61조2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국내 투자 확대를 바라는 정부 기조에 부응하면서 ‘국민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국내 투자 가운데에는 2020년까지 서울 삼성동 한국 전력 부지에 짓기로 한 통합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사업도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토지 매입비용을 포함해 공사·인허가 비용 등 총 11조원을 신사옥 건축에 투자하고, 사옥 건설 사업에 4200여 명을 신규 채용한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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