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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가이드라인 영향 미쳤나

중앙일보 2015.01.06 02:30 종합 3면 지면보기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얘기들에 이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말 "찌라시 나오는 얘기" 언급
법조계 "수사 신뢰도 떨어뜨려"

 지난해 12월 7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 등과 가진 청와대 오찬에서 ‘정윤회씨 비선(秘線) 실세’ 논란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1일에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조금만 확인해보면 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같이 보도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국 한 달 뒤인 5일 검찰이 “정윤회 동향 문건 내용은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놓자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대통령 발언에 이어 검찰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측이 ‘조응천 전 비서관이 문건 유출을 주도했다’는 자체 감찰 결과를 검찰에 제출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수사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발언의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어떻게 자신할 수 있겠느냐”며 “결국 청와대의 과도한 개입이 발목을 잡아 수사결과의 신뢰도만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재수사나 특검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역대 대통령과 정권 핵심 등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상당수 재수사와 특검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10년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에서 검찰은 이영호 전 비서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2년 뒤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로 재수사에 들어갔고, 이 전 비서관을 구속기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은 검찰이 2012년 6월 관련자 전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으나 같은 해 10월 다시 특검 수사를 받아야 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검찰에 오는 것도 문제이지만 검찰 역시 정치적으로 민감한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는다는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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