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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재력가 S가 VIP 친·인척과 친분 과시하고 다녔다"

중앙일보 2015.01.06 02:30 종합 5면 지면보기
정윤회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에 대한 5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유출 문건들의 내용과 ‘박지만 미행설’ 등의 유출 경로 등이 드러났다.


유출된 문건에 어떤 내용 담겼나
기업인 등 탈세·사생활 의혹 포함
17건 중 10건이 공무상 비밀 해당
"박지만 미행설은 박관천이 날조
박지만은 김기춘에게 조사 요청"

 검찰조사 결과 박관천(49·구속기소) 경정이 작성·유출한 것으로 의심받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은 총 17건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 10건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봤다. 개인의 사생활, 탈세 의혹 등 내밀한 정보를 담은 문건들이다. 이들 문건에는 ‘VIP 친·인척’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상당수 문건에는 박지만(57) EG 회장의 부인 서향희(41) 변호사 실명이 적혀 있다고 한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박 경정에게 지시해 이 문건들을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작성 일자가 2013년 6월 18일인 ‘VIP(대통령)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VIP 친분 과시 등) 보고’ 제목의 문건에는 중국인 재력가로 알려진 S 관련 첩보가 담겨 있다. 여기엔 “S가 K사 L회장을 통해 서향희 변호사를 소개받아 국내 금융계 인사와 기업인 등과 친분을 유지하고, 서 변호사와 친분관계를 과시하며 친·인척을 통해 한국 대기업 인수합병(M&A) 투자금을 모집하려 한다”고 적혀 있다.



 ‘S2’라는 제목의 문건에 등장하는 J씨에 대해서도 “VIP 친·인척인 서 변호사와 친분을 이용해 OOO회사 회장으로 가려고 로비를 하고 서 변호사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주변에) 보여주며 세력을 과시한다”고 기재돼 있다.





 문건에는 기업인들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의혹도 담겨 있다. 같은 해 6월께 작성된 ‘H사 P△△’ 제목의 보고서에는 “수입 금액 누락 등을 통한 자금 세탁 및 비자금 조성 비리 의혹”, ‘K사 L□□’ 제목의 보고서에는 “공천 알선 명목 수억원 수수 등 다수 관계자로부터 공천 관련 금품 수수 의혹”이라고 적혀 있다. K사 L회장은 박 회장 및 여권 인사들과 두루 가까운 인물이다. 검찰은 ‘박지만 미행설’을 시사저널에 제보한 사람은 박 회장의 지인이라고 했는데 이 지인이 L회장이라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말 제기된 정윤회(60)씨의 박 회장 미행설은 박 경정이 날조한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미행 문건의 작성·유포 경위는 ‘박 회장 지인 김모씨→박 회장→측근 전모씨→박 경정→박 회장→K사 L회장→시사저널’로 이어지는 루트였다는 것이다.



 이날 검찰 발표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3년 말 지인 김씨로부터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박 회장의) 약점을 잡기 위해 정씨가 약과 관련해 미행을 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는 박 회장의 먼 친척이다. 그는 ‘정윤회 문건’에도 “정씨를 만나 부탁하려면 7억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발언한 인물로 등장한다.



 이에 박 회장은 전직 비서였던 전씨에게 관련 내용을 파악해 보라고 지시했다. 전씨는 이를 박 경정에게 부탁했고, 박 경정은 박 회장의 지인 김씨와 평소 알고 지내던 정모 전 남양주경찰서 강력팀장 등에게 전화를 건 뒤 전씨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다시 박 회장에게 구두로 보고했다. 보고 내용은 “남양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재력가 최모씨의 아들이 정 팀장과의 술자리에서 ‘정윤회 지시로 박 회장을 친구들과 오토바이로 몇 번 추적했는데 꼬리를 잡지 못했다. 정윤회가 약에 대한 정보를 달라는데 정 팀장이 정보를 주면 정윤회에게 말해 도와주겠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이 보고를 받은 박 회장이 화를 내며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행설의 진위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사저널은 박 회장 지인을 통해 이런 얘기를 듣고 지난해 3월 23일 기사화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이 ‘김기춘 비서실장이 미행 문건을 보여 달라고 하니 청와대에 제출하겠다’고 하자 박 경정은 “청와대에 미행 문건을 내면 절대 안 된다”며 제출을 만류했다고 한다. 이는 미행 문건이 날조된 것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검찰은 분석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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