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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물 산업 성장 물꼬 터줄 '세계물포럼'

중앙일보 2015.01.02 00:54 경제 6면 지면보기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철학자이자 극작가인 알베르티(1404-1472)는 ‘활과 화살’이라는 유명한 우화를 남겼다. 이 우화의 주인공인 왕은 오랜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적장을 쓰러뜨린 화살을 귀중한 보배로 여기며 신전에 바치기로 했다. 그러나 그 결정을 들은 활은 이렇게 말했다. “활이 있었기 때문에 화살이 날 수 있었단 말이야.”



 이 우화는 우리에게 망각에 관한 교훈을 준다. 기세 좋게 나는 화살을 보며 찬탄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화살을 날게 한 활에 주목하는 사람은 적다. 활과 같이 번영의 필수적인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은 인류의 생존과 문명을 지탱해 주는 원천이다. 세계 4대 문명이 물과 함께 태어났고, 우리의 삶의 질 또한 물과 함께 향상되었다. 하지만 무절제하게 물이 사용되면서 이제 물은 양과 질 모두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지구촌에서 7명 중 1명 꼴인 약 10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 받고 있다. 2011년 유엔 미래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경에는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세계인구의 절반은 물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과 위생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각국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초 세계경제포럼은 물 부족 문제를 3대 글로벌 리스크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이 때,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 제7차 대회가 4월 대구와 경북에서 개최된다. 지구촌 최대 물 관련 국제행사인 ‘세계물포럼’은, 물 문제의 해결이 개별국가나 전문가 차원을 넘어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1997년 시작됐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개최되면서 국가 정상부터 학계, 기업, 시민단체, 언론,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해 왔다.



 이번 제7차 세계물포럼은 이전 대회와는 다르게, 서구 위주였던 물 이슈를 아시아의 관점에서 분석·전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최근 가뭄과 수퍼태풍 등 물 관련 재해가 많았던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축적해 온 물 관리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의 물 산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전기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박사는 환경보전을 위해 혼자 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했고, 이는 ‘그린벨트 운동’으로 확대되어 아프리카 각지에서 10만 명이 참여하며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결과를 낳았다. 도도한 대하도 한 방울의 물에서 시작한다. 더 좋은 미래도 한 사람에서 시작한다. 이번 포럼이 물 부족 국가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내놓고 대한민국에 실익을 남기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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