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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금 유예, 분양가 상한제 폐지 … 재건축 시장 훈풍

중앙일보 2015.01.02 00:38 경제 2면 지면보기
초과이익 환수가 3년간 유예되고 소유 주택수만큼 새 아파트 공급이 허용돼 새해 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낡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서울 개포동 일대. [중앙포토]


새해 부동산시장 기상도는 ‘맑음’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밀어부친 부동산경기 부양책으로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재건축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아온 ‘부동산 3법’도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분위기에 이어 법까지 정비가 됐다는 얘기다. 수요·공급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쪽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4만여가구정도다. 원활한 주택수급을 위해 필요한 연간 30만가구 정도에 비해선 20% 가량 못 미친다. 더욱이 집값을 주도하는 서울에는 지난해(3만6000여가구)의 반 토막 수준인 1만9000여가구가 공급된다. 새해 재건축·재개발로 철거되는 주택이 5만가구 정도인 걸 감안하면 서울 주택 공급량은 되레 3만가구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2015 부동산 전망
주택 공급 줄어 매매 자극할 수도
청약 조건 완화로 분양시장 활기
월세 늘어나고 전세난 가중될 듯



 주택 공급 부족은 전세난을 부채질해 전세 세입자들의 매매를 자극할 수 있다. 지난해 말 65% 선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더 올라가면 전세보증금에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불투명해 공급 부족 압박이 얼마나 매매수요를 자극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소득이 늘지 않으면 아무리 금리가 낮아도 상당한 대출이 필요한 주택 구입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면 적당한 집값 상승이 예상돼야 하는데 지난해 수준의 집값 상승으로는 매매의 주거비용이 전세보다 더 비싸다.



 월셋집이 크게 늘면서 월세가 떨어져 월세로 옮기는 전세 세입자가 늘 수 있다. 명지대 권대중 교수(부동산학)는 “주택 구매력이 높아지거나 더욱 강도 높은 정부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시장이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입주물량 감소, 재건축·재개발 철거 등으로 전세난은 새해에도 가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월세가 내리고 있지만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아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주인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계획이지만 단기간에 물량을 늘리긴 어렵다.



 새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성황을 이룰 분야는 새 아파트 분양시장이다. 청약자격이 완화돼 청약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3월부터 서울·수도권 1순위 청약자격이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유주택자의 1순위 청약도 쉬워진다. 새해 분양물량도 지난해보다 20% 가량 많은 38만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인기지역 물량이 많다. 분양권에 웃돈이 꽤 붙어 있는 위례신도시, 경기도 수원시 광교신도시·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나온다. 이들 공공택지는 정부가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돼 청약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는 민간택지(공공택지 이외 지역)에선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도심 인기지역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민간택지의 상한제가 풀리더라도 분양가가 많이 오르면 상한제 단지로 지정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건축 시장도 주목을 끈다. 지난해 9·1대책의 최대 수혜주여서다. 많게는 수천 만원에 이르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가 3년간 유예되고 보유한 주택 수만큼 새 아파트를 배정받게 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게 돼 분양가를 좀더 높일 수도 있다. J&K도시정비 백준 사장은 “사업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재건축으로 새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나 재건축 개발이익을 기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재건축 사업의 속도도 빨라진다. 재건축 허용 시기가 30년으로 앞당겨져 서울 목동의 재건축 사업이 가능해졌다. 목동은 집값이 3.3㎡당 2000만원이 넘고 현재 용적률(사업부지 대비 지상건축연면적)이 높아 강남 못지 않게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대치동 은마, 반포동 주공1단지, 잠실동 주공5단지 등 강남권의 사업 초기 단지들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재건축 부담금을 피하려면 3년 유예 기간 내에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상가 등 임대수익형 상품의 인기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이어져서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수익형 상품의 분양이 봇물이어서 지역에 따라 공급 과잉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는 외국인 이민자나 관광객도 임대수익형 부동산시장을 달굴 호재다. 관광객이 늘면서 호텔 못지않게 임대주택·게스트하우스·주거용 오피스텔 수요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기존 주택을 임대수익형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상권도 형성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관심이 적었던 서울 마포구 합정·연남·망원동 일대는 여행객용 숙박시설, 상가지대로 발전되면서 가격 또한 껑충 뛴 게 대표적 사례다. 게다가 중국인과 같은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건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국내 구매력 감퇴 분을 이들 외국인이 채워주는 형국이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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