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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별난 오케스트라 사랑 … "떴다" 하면 바로 예매

중앙일보 2015.01.02 00:15 종합 23면 지면보기
풍부한 음향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로열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4월 내한한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베토벤 교향곡 9곡을 나흘동안 들려주는 대형 프로그램이다. [사진 빈체로]


‘오케스트라 풍년’은 올해도 계속된다. 세계적 명성의 오케스트라가 잇따라 한국을 찾기로 했다.

굵직한 해외악단 공연 잇따라
RCO 4월 나흘간 베토벤만 연주
기업도 제작 후원 등 적극 마케팅



 내한하는 오케스트라·지휘자는 중량급이다. 3월 미국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33)과 함께 온다. 두다멜은 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로 꼽히는 ‘수퍼스타’급이다. 4월엔 세계 일류 사운드로 불리는 네덜란드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이반 피셔(63)와 내한한다. 10월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1월 드레스덴 슈타츠 카펠레가 잇따라 들어온다.



 이 정도로 끝이 아니다. 해외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일년 내내 이어진다. 베를린 방송교향악단(3월), 북독일 방송교향악단(5월), 드레스덴 필하모닉(6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12월) 등이다.



 대형 오케스트라의 ‘릴레이 내한’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뉴욕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잇따라 한국 무대를 찾았다. 이는 비교적 최근의 경향이다. 2009년엔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로 오케스트라 내한이 줄줄이 취소됐었다. 이후 1~2년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은 뜸해져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 후 점차 늘어나더니 지난해와 올해 정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이 늘어난 데는 관객과 기업의 역할이 있었다. 우선 한국 청중의 취향이 오케스트라 쪽으로 기울었다. 올해 10개 오케스트라 공연을 주최하는 기획사 빈체로의 송재영 부장은 “예매를 시작하면 총 객석 중 절반쯤이 며칠 안에 판매되는 패턴이 반복돼 눈에 띈다”고 전했다. 오케스트라 공연의 단골 관객이 확실해졌다는 뜻이다.



 특히 4월 RCO의 내한 무대는 한국 청중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들은 나흘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9곡을 모두 연주한다. 기존의 오케스트라들이 유명한 협연자를 끌어들이고, 인기있는 교향곡만 골라 연주하던 데에서 벗어났다. 또 RCO는 이때 한국에서만 공연한다. 일반적으로 해외 오케스트라가 내한할 때 일본·중국 무대를 거친다. 한국 오케스트라 청중의 달라진 위상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관객뿐 아니라 기업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오케스트라 공연은 독주·실내악에 비해 개런티·항공료 등 제작비 규모가 크다. 최근 공연을 후원한 기업들은 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 이름을 공연명에 명시하거나, 티켓을 구매해 고객 마케팅에 활용하는 식으로 후원에 참여한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이제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활용한 마케팅이 기업에서도 정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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