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해철 의료과실은 단정 못하지만 사후 조치 미흡"

중앙일보 2014.12.30 19:47
고(故) 신해철씨의 사망과 관련해 의학적 검토를 진행해온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조사위원회(위원장 강신몽)는 감정결과를 수사 관할서인 송파경찰서로 보냈다고 30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송파경찰서로부터 68개 항목에 대한 의학적 소견을 의뢰받았고, 법의학과 외과, 흉부외과 등 분야별 전문가 9명로 구성된 의료감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위원회는 먼저 위주름 성형술, 즉 위 축소 수술이 실제로 신씨에게 시행됐고 환자 측 동의가 필요한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 당시 동의서는 있었지만 구체적 수술 내용 실질적 동의 여부 어느 선까지 동의가 이뤄졌는지 여부 등은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판단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쟁점 중 하나인 천공(穿孔ㆍ장기의 일부에 구멍이 뚫림)과 관련해선 심낭(心囊ㆍ심장막) 천공은 수술 과정에서 발생했고, 소장 천공은 수술 중 또는 후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씨의 수술을 집도한 S병원 강모(44) 원장은 "천공은 수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조사위원회는 천공이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신씨가 수술 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실제 조치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지적했다. 심낭 천공의 발견과 사후 조치가 미흡했으며, 계속 입원시켜 지속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신씨가 외래 진료에 불참하는 등 환자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증상 악화와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신씨의 사인이 수술에 따른 부작용으로 심장이 정지했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뇌 손상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다. 신씨는 지난 10월 17일 S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5일만에 갑작스런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같은달 27일 세상을 떠났다.



의협으로부터 감정결과를 넘겨 받은 송파서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까지 참고해 수사의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송파서는 의협에 감정을 맡기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도 추가로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감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법적 처벌이 가능한 수준의 과실인지를 좀 더 판단해보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