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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달아야 산다 … 음료업계, 당 줄이기 전쟁

중앙일보 2014.12.30 00:46 경제 6면 지면보기
음료업계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건강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달콤한 음료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을 저당 제품으로 신규 출시하거나,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신제품을 내며 변신을 꾀한다. 설탕은 줄이고 맛은 그대로 유지해 매출이 순조롭에 늘어난 신제품도 눈에 띈다.


설탕 대신 벌꿀·천연당 등 사용
건강 먹거리 선호 소비자 겨냥
야쿠르트·컵커피 등 신제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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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야쿠르트는 올해 가을부터 ‘당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야쿠르트 라이트’, ‘세븐 허니’, ‘내추럴디저트 세븐’, ‘윌 저지방’, ‘하루야채 키즈’ 등 무려 8가지 저당 제품을 쏟아냈다. 야쿠르트·세븐·윌·하루야채 등 기존 인기 제품에서 당을 30~60%까지 줄인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사실 발효유와 단맛은 뗄 수 없는 관계다. 특유의 신맛을 잡기 위해 달콤한 맛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100g에서 산도가 0.1% 늘어날 때마다 설탕을 2g씩 추가하는 식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당은 낮추고 맛은 그대로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벌꿀·한라봉으로 만든 천연당을 개발하고, 설탕 대신 단맛이 200배 강한 합성감미료를 소량만 사용하는 배합비를 고안했다. 연구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회사 관계자는 “설탕 대신 다른 원료가 들어가면서 원가가 높아지지만 건강한 음료를 만들려 투자를 감행했다”고 설명했다. 세븐 허니의 경우 8월 말 출시된 후 매출이 약 44% 늘어나는 등 신규 출시한 저당 음료 제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제품 특유의 풍미를 살리려 설탕을 과감히 줄인 제품도 있다. 매일유업이 지난 4월 출시한 ‘바리스타 로-슈거 에스프레소 라떼’는 기존 제품보다 설탕을 30% 줄였다. 단맛보다 에스프레소 특유의 풍미를 살린 것이다. 국내 컵커피 시장에서 저당 제품은 1%도 채 안되지만 향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제품을 출시했다.



 정식품은 콩 이외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베지밀 무첨가 두유’를 7월에 내놓았다. 설탕은 물론 소금·합성착향료도 넣지 않았다. 대신 일반 두유보다 1.5배 콩이 더 많이 들어가 단백질이 풍부하다. 현대약품은 당분이 들어가지 않은 ‘미에로화이바 레드’를 출시했다. 350ml에 15에 불과할 정도로 열량이 낮아 체중조절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농심은 지난 8월 어린이가 주 고객인 음료 ‘카프리썬’의 당 함량을 평균 36% 줄였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당도를 줄인 음료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아직 한국인의 당 섭취량은 아직 늘고 있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1일 당 섭취량은 2008넌 49.9g에서 2012년 65.3g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하루 평균 당 섭취량(25g)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당은 필수영양소지만 과도한 섭취는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를 비롯한 음료수는 소비자가 크게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의외로 당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주의를 요한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커피·차 등 무설탕 음료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마트 김주한 음료바이어는 “당분 없는 탄산수 제품 매출이 올 여름 크게 늘었고, 2011~2012년 사이 일반 콜라와 저당 콜라의 매출 비중이 9대1에서 7대3으로 바뀌었을 정도로 저당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미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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