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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김식의 야구노트] 86억·84억 '미친 FA' … 그마저 축소 발표설 무성

중앙일보 2014.12.30 00:05 종합 25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FA 대박을 터트린 최정(왼쪽)·장원준(오른쪽),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에 실패한 김광현(왼쪽)·양현종(오른쪽), 고양 원더스 해체 뒤 한화와 계약한 김성근 감독


2014년 프로야구는 바쁘게, 또 빠르게 달렸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를 따라잡느라 전하지 못한 뒷얘기들이 많다. 야구노트는 올해 마지막 편에서 2014년 프로야구 주요 뉴스를 A/S(애프터서비스) 한다.

2014 프로야구 소문과 진실
구단들 침묵의 카르텔, 진실 덮어
잇단 MLB 진출 좌절? 결국 돈 문제
'김성근 영입 말자' 담합설 돌았지만
한화와 계약 뒤 질책 당한 구단도



▶‘미친 FA’의 소문과 진실은?=SK는 3루수 최정(27)과 4년 총액 86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역대 최고액 계약을 했다. 두산은 롯데 왼손 투수 장원준(27)을 영입하면서 4년 총액 84억원을 주기로 했다.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가 커졌고, ‘미친 FA’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게다가 공개된 액수는 축소된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최정은 이미 1년 전 SK와 다년계약을 했고, 장원준이 받는 돈은 발표액 이상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소문은 소문으로 끝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FA 계약 때 편법이나 꼼수를 쓰지 않은 구단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팀도 굳이 들추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두 김성근 감독을 반대했나?=지난 10월 김성근(72) 감독은 “나와 협상한 팀이 없다. 구단끼리 담합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11년 그가 SK를 떠난 뒤 끊임없이 프로야구 복귀설이 돌았지만 실제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뒷얘기가 남을 뿐이었다.



 담합이 이뤄졌는지는 몰라도 ‘김 감독을 영입하면 골치 아플 것’이란 공감대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각 구단은 모그룹에 ‘김 감독을 선임해선 안 되는 이유’를 보고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은 팬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김 감독과 계약했다. 이후 A구단의 모기업은 “김성근 영입이 가능한 것이었나. 왜 안 된다고 했는가”라며 구단을 질책했다고 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다 점수차(23-1)를 기록한 5월31일 두산-롯데전.
▶3할 타자 36명 … 최악의 타고투저=올해 타율 3할 타자가 36명이나 됐다. 삼성은 역대 최고 팀 타율(0.301)을 기록했다. 두 팀이 합계 20점 이상을 낸 경기가 전반기에만 33차례였다. 각 팀이 외국인 타자를 1명씩 영입하면서 공격력이 강해진 반면,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기량이 떨어졌다.



하지만 타고투저(打高投低)의 숨은 원인은 점점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이란 게 중론이다.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후반기들어 심판들의 존이 약간씩 넓어졌다. 투수들의 코너워크가 살아나고,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타격하며 ‘핸드볼 스코어’가 확 줄었다. 누구도 드러내 놓고 말하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시즌 중 합의판정 제도 시행=올해 미국 메이저리그가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심판위원회가 “미국이 하는 걸 보고 판단하자”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반기 오심이 속출하자 심판들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심판들도 입장을 바꿔 시스템 도입을 적극 요구했다.



 KBO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한국식 비디오 판독인 ‘심판 합의판정’을 시작했다. 이는 매우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심판들만큼 비디오 판독을 낯설어했던 감독들도 최근 “경기당 1회(판정번복 때는 1회 추가)인 판독 기회를 더 늘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빅리그 못 갔나 안 갔나=메이저리그가 한국 야구를 보는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광현(26·SK)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섰지만 최고 응찰액은 200만 달러(약 22억원·샌디에이고)였고, 계약에 실패했다. 양현종(26·KIA)에 대한 응찰액은 그보다 낮았다.



 수년 전만 해도 포스팅을 통해 미국에 가는 건 불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2년 전 류현진(27·LA 다저스)이 포스팅 2573만 달러, 6년 계약 총액 36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선수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게다가 국내 FA 몸값이 폭등해 선수들로서는 연봉을 낮춰 미국에 갈 이유를 못 느낀다. 김광현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에 실패한 것도 결국은 계약조건, 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로 번진 롯데의 선수단 사찰=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11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 구단의 선수단 사찰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인권유린 행위”라고 말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 4~5월 호텔 폐쇄회로(CC) TV를 이용해 선수들을 감시했다. 최하진 당시 사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게 충격적이었다. 롯데 선수들이 반발했고, 이는 선수단과 구단의 갈등으로 번졌다.



 그러나 롯데 팬들은 선수단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롯데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사찰은 구단의 명백한 잘못이지만 선수들도 잘한 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팀이 부진할 때도 선수들이 심기일전 하기는커녕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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