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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Think different' 냐 'Think differently' 냐

중앙일보 2014.12.30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김현기
도쿄 총국장
최근 2~3주 동안 일본 TV의 최대 주인공은 단연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일 게다. 어찌 된 영문인지 한국보다 더하다. 아마도 같은 기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보다 화면에 더 많이 노출된 유일한 인물일 듯싶다. 물론 이번 소동은 국가적으로 창피한 일이다. 자격미달 세습 경영자는 물러나야 마땅하다. 하지만 일본 방송사의 조롱성 보도는 이미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재벌(대기업)의 신속 경영을 본받아야 한다. 그렇게 안 하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고 요란을 떨던 일본 언론이 맞나 싶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기는 의문. “우리 경제는 잘나가고 있는데 괜히 일본 언론이 트집잡고 있는 거 맞나.” “‘창조경제’ 외치며 2년 지났는데 과연 번지수 제대로 찾은 거 맞나.”



 한국 기업(삼성·대우)과 일본 기업(소니·후지쓰)에서 두루 임원을 지낸 안경수 노루페인트 회장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말로 답을 대신했다. “‘Think different’라고 한 스티브 잡스의 말을 한국에선 ‘Think differently’로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걸 생각하기’와 ‘다르게 생각하기’는 비슷한 것 같지만 엄밀히 보면 크게 다르다.



 후자는 ‘차별화’의 범주에 머무른다. 반면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전자는 그걸 뛰어넘어 ‘창조성’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하늘과 땅 차이다. 한마디로 ‘다르게 생각하는 걸’로 그쳐선 안 되며 ‘다른 걸 생각’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야 진짜 창조경제란 얘기다.



 또 하나. 그 주체는 기업이어야 한다. 한데 우리는 정부가 나선다. 조금만 색다른 게 나오면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이런 게 창조경제”라고 규정한다. ‘방향성’을 제시당한 기업들에 창의력을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 정부는 그저 기업들이 도약할 수 있도록 환경만 조성해 주면 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 물론 그게 기업의 방임으로 이어져선 곤란하지만 말이다.



 올해도 앞으로 이틀 남았다. 최근 일본에서 만나는 많은 이가 내년 한국 경제 위기를 걱정한다. 물론 ‘땅콩 공주’사건처럼 조롱 섞인 억측이 대부분이다.



 결국 관건은 우리 기업이다. 미국의 구글·애플, 중국의 알리바바, 독일의 ‘로켓 인터넷’(세계 3위의 온라인쇼핑몰. 창피한 이야기지만 최근까지 기자도 로켓 부품과 관련된 기업인 줄 알았다), 일본의 소프트뱅크 같은 ‘혁신 기업’이 한국에서 팍팍 튀어나왔다면 ‘경제위기’운운하는 억측조차 우스갯소리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그런 기업이 없다. 답은 나와 있다. 앞에 거론한 기업들의 공통점이다. ‘Think different’!. 대기업 총수 가석방 운운하는 저급 논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김현기 도쿄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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