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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만 해서 미안해" "처음 만져본 아빠 발, 찡했어요"

중앙일보 2014.12.29 01:03 종합 12면 지면보기
27일 국회 인성캠프에서 김진관(15·세종시 한솔중3)군과 엄마 김순미(46)씨가 얼굴을 맞대고 귤을 나르고 있다. [사진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
27일 저녁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에서 부모와 자녀 100명이 촛불을 밝혔다.


국회 인성캠프 네 번째 모임
부모·자녀 100명 양평서 캠프
무언극·촛불대화로 마음 열어

 “과학고에 떨어지고 상심에 잠겼을 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거라던 엄마의 위로가 큰 힘이 됐어요.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우(15·서울 상계제일중3)군이 촛불 앞에서 편지 낭독을 마치자 어머니 이종분(49)씨는 아들의 품에 안겨 울었다. 이씨는 “엄마란 이유로 아이의 감정까지 마음대로 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축구와 게임 얘기로 아들을 다그치던 것이 후회가 됐는지 그의 울음은 좀처럼 그쳐지지 않았다. 아들 김군도 “잔소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엄마 입장이 돼보니 마음을 알 것 같아요”라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는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대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중앙일보가 함께 연 네 번째 ‘국회 인성캠프’. 지난해 3월 ‘휴마트 인성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된 인성캠프는 7월엔 국회 안에서 80여 명의 아이들이 텐트를 치고 2박3일간 합숙했다. 캠프에 함께 참여한 정 의원은 “가족 안에서 배려와 소통 같은 모든 인성 교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연극놀이 시간엔 서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모습을 무언극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은 검지 손가락질 하며 잔소리하는 엄마를, 부모들은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을 그렸다. 박관희(43)씨는 “잔소리가 아닌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완(13·충북 청주서경중1)군은 “동생과 자주 다퉈 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앞으론 동생을 많이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세족식에선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발을 씻겨주며 사랑의 의미를 되새겼다.



정예린(13·전북 부안여중1)양은 “처음 만져본 아빠의 발을 보니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50명의 아이들은 인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고 치열한 토론 끝에 ‘2015 인성 슬로건’을 정했다.



흰색 전지 위에 ‘인성은 하이파이브’라는 표어를 쓰고 커다란 손바닥 그림을 그렸다. 각 손가락에는 착한 마음, 예의, 공동체, 배려, 존중 등 다섯 가지 의미를 담았다.



양평=윤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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