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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그급 고공 강타의 힘 … 야구 제친 배구 인기

중앙일보 2014.12.29 00:14 종합 26면 지면보기
프로배구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 25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엔 경기장 수용인원보다 1000여명이나 많은 4825명이 모였다. 세계 정상급 외국인 선수의 활약과 전력 평준화가 배구팬들을 다시 코트로 불러오고 있다. [대전=뉴시스]


지난 25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 두 팀의 크리스마스 매치에 충무체육관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만원을 기록했다. 3750석 규모의 체육관에는 수용 인원보다 1000명 이상 많은 4825명이 입장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입장하지 못한 팬들을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쿠바 폭격기' 레오·시몬 맹활약에
문성민·김요한 국내 스타들 부활
차원 높은 경기, 관중 최고 25% 급증
수시로 바뀌는 순위 경쟁도 볼만



 프로배구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케이블 방송사 KBSN스포츠가 올 시즌 중계한 프로배구 평균 시청률은 1.02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유료 가입자 기준). 올해 이 방송사가 중계한 프로야구 시청률(0.903%)을 뛰어넘었다. SBS스포츠채널을 포함한 프로배구 전체 시청률도 0.95%(남자부 1.06%, 여자부 0.80%)에 이른다.



 체육관을 찾는 팬들도 늘어났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관중은 41만6288명으로 2005년 프로화 이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었다. 올 시즌에도 관중은 계속 늘고 있다. 성적이 좋은 OK저축은행(안산)과 한국도로공사(성남) 홈 관중은 25%이상 증가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 시즌 관중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이 배구 흥행에 큰 몫을 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7일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코리아 2014’에서 스포츠 구단 부문 대상을 받았다. 현대캐피탈은 프로축구 FC 서울과 프로야구 넥센을 제쳤다. OK 저축은행은 홈 경기에서 선수들이 코트에 나와 춤을 추는 이벤트를 마련해 주목을 끌었다. 다른 구단들도 지역 학교·기관 등과 연계한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남녀 팀이 공동 연고제를 시행 중인 인천·수원·대전의 관중이 지난해에 비해 모두 6%이상 늘어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장소에서 남자부·여자부 경기를 볼 수 있어 팬들의 호응이 크다.



 세계 정상급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인기의 한 비결이다. ‘쿠바산 폭격기’ 레오(24·삼성화재)가 세 시즌째 건재하고, 올 시즌 합류한 시몬(27·OK저축은행)은 리그 판도를 바꿀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부 데스티니(IBK기업은행)·폴리(현대건설)·루크(흥국생명) 등도 한 차원 높은 공격 배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던 국가대표 간판 문성민(28·현대캐피탈)과 김요한(29·LIG손해보험)의 선전도 고무적이다. 외모와 실력을 갖춘 두 선수와 전광인(24·한국전력) 송명근(21·OK저축은행) 등 신예 공격수들의 가세로 스타 마케팅이 효과를 보고 있다.



 남자부는 지난해 최하위 OK저축은행이 V리그 7연패에 빛나는 삼성화재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전력-대한항공-현대캐피탈-LIG손해보험의 중위권 싸움도 볼 만하다. 지난 22일 중위권 현대캐피탈(4위)과 LIG(6위)의 경기가 올 시즌 최고 시청률(1.949%)를 기록했다. 여자부 역시 1~3위 현대건설·IBK기업은행·도로공사의 순위가 거의 매일 바뀔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프로배구의 인기 행진은 고무적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상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재 인기에 도취돼선 안된다.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2년 만에 승부조작 시도가 포착된 것도 모처럼 찾아온 배구 인기에 악재가 될 수 있다.



 한편 28일 대전 경기에선 삼성화재가 혼자 43점을 올린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카드를 3-1로 물리치고 선두를 유지했다. 여자부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를 3-2로 이겼다. 인삼공사는 조이스가 5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1연패 늪에 빠졌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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