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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마저씨 敎육 공感] 교직은 언제까지 철옹성이어야 하나

중앙일보 2014.12.29 00:05 종합 28면 지면보기
강홍준
사회1부장
서울교대에 원서를 낸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서울대급이다. 수능은 물론 학교 성적이 아주 뛰어나야 교대에 원서를 낼 수 있다. 전국에 있는 다른 교대도 같은 급으로 봐야 한다. 교대에 입학한다는 건 정년 62세까지 교편을 잡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사는 6·25전쟁 통에도 월급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교직은 안정적인 직업이다. 전국 사범대 역시 취업이 어려운 다른 학과에 비해 경쟁률이 높고 입학 성적도 좋아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 만난 한 광역교육청 교육감은 “요즘 젊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요즘 젊은 교사들은 어렵다는 교대·사대를 통과해 바늘구멍 같은 교원 임용고사를 거친 모범생인데, 이들이 교단에 서서 공부 못하고 사고 치는 아이들의 처지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 중등임용고사 2차 시험에 상담능력 평가 비중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물론 요즘 교단에 서는 모든 젊은 교사가 그의 말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경제 수준과 학력 수준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초등 임용고사 2차 시험엔 영어로 수업을 하는 실연도 포함돼 있다. 초등 임용고사 응시자가 영어수업이 가능할 정도라면 대학 시절 외국 연수는 기본으로 갔다 왔을 것이고, 이런 게 가능할 수 있는 가정환경이나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공부 잘하고, 경제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균질 집단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요즘 아이들을 제대로 포용할 수 있을까. 교사의 사명감에 호소하기엔 뭔가 부족함을 느낀다.

 교대와 사대를 나와야 교사가 될 수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교육은 신성한 일이고, 자격 없는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제한이 용인돼 왔다. 얼마 전 한 일간지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고교에 한해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이때 교육부는 “전혀 검토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교직이란 울타리엔 교대·사대 출신이 아니면 단 한 명도 발을 얼씬하지 못하는 게 과연 교직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프린스턴대를 나온 웬디 콥이 대졸 인재들을 모아 열악한 교육여건을 갖춘 전국 학교로 찾아간 게 1990년이다. 이때 만들어진 ‘교육봉사단(Teach for America)’엔 지금도 교원자격증은 없으나 열정은 있는 명문대생들이 지원한다. 우리에겐 아직도 꿈같은 일이다.

강홍준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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