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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조 한전 땅, 투자 인정 안 되면 세금 659억

중앙일보 2014.12.26 01:45 종합 6면 지면보기
최경환 경제팀의 대표적인 내수부양 정책인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기업소득환류세·근로소득증대세·배당소득증대세)의 구체안이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25일 공개한 내년 세법개정안 시행령을 통해서다. 핵심은 기업이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의 1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기업소득환류세다.


과세 시뮬레이션 해보니
복합상업시설, 업무용으로 볼지
내년 2월 시행규칙 정할 때 결정
유보금, 투자·임금·배당 쓰게 유도
네이버 등 700개 기업 과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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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에 따르면 환류세 부과 대상 기업은 700여 개다.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 법인(중소기업 제외)과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 3300개 중에서다. 투자액이 많은 기업은 당기소득(순이익에서 법인세·이익준비금 등을 뺀 금액)의 80% 이상을 투자·임금인상·배당에 쓰지 않으면 환류세를 내야 한다. 평소 투자액이 별로 없다면 당기소득의 30% 이상을 임금 인상이나 배당에 써야 환류세 부과를 면할 수 있다. 기업은 둘 중 하나의 유형을 선택할 수 있지만 한 번 선택하면 2017년까지 3년간 바꿀 수 없다.



 투자의 범위에는 국내 투자만 넣고 해외 투자는 빼기로 했다. 부동산은 기업의 업무용 건물과 토지 투자만 인정한다. 현대자동차가 10조5500억원에 매입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투자로 인정할지가 초미의 관심인데 정부는 아직 결론을 내지 않았다. 업무용 사무실과 상점이 섞여 있는 복합상업시설을 업무용으로 판단할지를 내년 2월 시행규칙에서 정하기로 해서다. 취득 후 착공 시기도 투자 인정 여부의 기준이 된다. 현행 법인세법에서는 취득 후 5년 내 업무에 사용하면 인정하도록 돼 있지만 기재부는 환류세가 3년 한시법인 점을 고려해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가 업무용 부동산의 범위와 취득 후 착공 시기를 깐깐하게 정하면 현대차는 자칫 한전 부지를 투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환류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본지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국내 10대 상장사(시가총액 순서) 중 세 곳이 환류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자동차(659억원)·현대모비스(423억원)·네이버(86억원)가 그 대상이다. 물론 현대차는 한전 부지가 투자로 인정받으면 환류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한국전력을 비롯한 나머지 7개 기업은 지금 수준으로 투자와 임금인상·배당을 해도 환류세를 내지 않는다.



 근로소득증대세제와 배당소득증대세제도 내년 1월 시행된다. 임금을 많이 올려준 기업에는 법인세를 깎아주고 기업의 배당 소득에 대한 세금도 줄여줘 배당을 받은 사람들이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배당소득증대세제로 절세 혜택을 볼 기업은 두 부류다. 원래부터 배당을 많이 하던 기업이 추가로 배당을 늘리는 경우와 ‘짠물배당’을 해오다 최근 배당을 확 늘린 기업이다.



본지가 한국투자증권에 의뢰해 2011~2013년 전체 상장기업 배당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기업 중 31곳이 기준을 통과했다.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기업 중에선 코웨이·GKL·동서 등이 꼽혔다. 코웨이와 GKL은 지난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50%를 넘었다. 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줬다는 뜻이다. 반면 원래 짠물배당을 하다가 배당을 대폭 늘리고 있는 기업은 스카이라이프·KH바텍·KG이니시스 등이었다.



세종=김원배·이태경 기자,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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