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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중동 … 안방 박차고 나가는 은행들

중앙일보 2014.12.26 00:42 경제 2면 지면보기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최근 미얀마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개발 프로그램에 8500만달러(약937억원)를 대출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에도 진출해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중동으로 진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프놈펜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무소는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과 현지 사우다라 은행을 합병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KB국민, 하나·외환은행도 해외 사무소 및 지점을 열거나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저금리·저성장에 해외서 승부수
34개국에 160곳 … 점포 확장 추세
신한, 미얀마 정책금융 937억 지원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진출의 강도가 높아지고 중동 등 기타 지역으로 범위도 넓어지는 중이다. 9월말 현재 국내은행들은 34개국에 160곳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미얀마, 중남미,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보다 8곳 늘었다.



 은행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침체된 국내상황 때문이다. 저금리·저성장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금융산업은 질과 양 모두에서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게 됐다. 시중은행의 한 경영담당 임원은 “예대마진은 떨어지는데 이를 메꿔줄 수수료 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 해외시장 개척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경쟁력이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교민들을 주로 상대하다보니 제대로 현지화에 성공한 사례가 적다. 국내은행 총 자산 중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수준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은행들이 전체 자산의 30∼60%를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는 현실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취임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한국 금융 글로벌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면서 “기업금융·소매금융 등 은행별 특장점을 살려 현지 영업에 뛰어들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미얀마 정책금융 지원은 현지화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례로 꼽힌다. 농기계 생산기업인 대동공업이 수출하는 트랙터·콤바인·경운기 등 농기계 6800여대의 구입자금을 지원하기로 계약했다. 무역보험공사의 지원을 받아 7년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체 비용의 85%를 대출해준다. 지난 10월 미얀마 정부가 외국계 금융사 9곳을 선정해 금융업 허가를 줬는데 국내 은행들이 모조리 떨어진 직후라 의미가 크다. 미얀마 떼인 세인 대통령이 서 행장을 만나 “한국이 미얀마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한국계 은행 지점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6.47%까지 끌어올린 글로벌 당기손익 비중을 올해 11월 8.34%까지 성장시켰다”며 “내년에는 10%를 넘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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