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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군 성실 복무자에 대한 보상점 도입 타당한가?

중앙일보 2014.12.26 00:06 종합 30면 지면보기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군 성실 복무자에 대한 보상점을 의결했다. 이는 과거 6급 이하 공무원과 공기업 입사 시 보상점을 주는 군 가산점제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결정을 받은 바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혁신위 측은 보상점의 폭을 2%로 줄이고 다섯 번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과거 위헌 결정의 초점으로 지적된 ‘무제한 보상’을 보완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병역 의무자에 대한 사회적 보상의 필요성과 사회적 보상을 취업 차별로 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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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해줄 최소한의 도리다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22사단 임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 28사단 윤 일병의 충격적인 구타사망 사건 등으로 인해 지난 8월 6일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넉 달여의 활동을 마치고 지난 18일 그 결과물을 발표했다. 5개의 주제 아래 22개의 과제를 발표했고, 이 과제 안에는 다시 수많은 소과제가 쪼개져 들어가 있다. 상당수의 과제는 군의 결심만으로 즉시 시행될 수 있는 안들이지만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하는 과제와 법 개정이 있어야 하는 과제, 타 부처를 비롯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시행 가능한 과제도 많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안이 바로 ‘군 성실 복무자 보상점 부여 추진’이다.



 우리나라는 1961년부터 군필자에게 7·9급 공무원과 공기업 입사시험에서 만점의 5%의 가산점을 주었다. 그러다가 위헌 소송이 제기돼 99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판결을 받고 폐지되었는데 판결 요지는 이랬다. “입법 목적 자체는 정당하다. 단 가산점의 정도가 과도하고 응시 횟수 및 기간을 제한 없이 적용함으로써….” 헌재도 군 복무자에 대한 공무원 시험 가산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그 비율이 너무 크고 무제한 사용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혁신위는 보상점의 폭을 2%로 줄이고 다섯 번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 보상점으로 인한 시험 당락은 정원의 10% 이내로 한다는 수정안을 만들었다. 헌재의 판결문을 참조해 위헌 소지를 최대한 제거한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군 복무 보상제도에 대해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2011년 한국갤럽 조사는 79.4%의 찬성, 2013년 리서치앤리서치 조사는 83.5%의 국민이 찬성했다.



 하지만 차별적 요소와 더불어 병영문화와 보상점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그런데 왜 국민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남성만 수행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국가가 그들에게 약간의 보상을 하는 것을 이렇게 반대할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과의 형평성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장애인은 대학 입학전형이나 공·사기업 채용 등에서 제도적으로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 또한 국회의원 비례대표 제도부터 여군 비율의 정책적 확대 등 많은 부분에서 제도적 혜택을 보고 있다. 여성도 보상점을 받고자 하면 부사관은 물론 사관학교·3사관학교·ROTC·학사장교 등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제도를 통해 군인이 될 수 있다. 이마저도 여성은 선택할 수 있지만 남성은 의무라는 차이가 있다.



 보상점은 병영문화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보상점을 주는 것이 구타나 가혹행위를 줄이는 안전한 병영문화 만들기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성실한’ 복무자에게만 보상점을 주도록 한 것이다. 과거의 가산점은 군 복무만 하면 모두 가산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혁신위에서 권고한 보상점은 군 생활을 하며 구타나 가혹행위, 성추행 등을 해 처벌받은 장병에게는 보상점을 주지 않는다. 보상점을 받아 취업에 도움받고 싶은 장병은 규정을 잘 지켜야 하기 때문에 병영 부조리의 억지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다는 반론도 있지만 혁신안은 수십 가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 하나의 안으로 모든 효과를 바라지 않고 조그만 효과가 생기는 안들을 모으고 모아 큰 효과를 보고자 하는 것이고, 하나의 안이 실패하면 다른 안으로 보완돼 결국은 밝은 병영문화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군 복무는 그냥 훈련소 앞에서 머리 깎고 잠시 다녀오는 것이 아니다. 현역과 예비역을 합해 무려 9년 동안 전쟁이 발생하면 죽음을 각오하고 전투를 치르고 개마고원에 들어가 소탕작전까지 모두 하겠다는 약속이다. 군 복무 보상점은 이런 숭고한 약속에 대해 국가와 그 약속을 하지 않은 다른 국민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아들들이 안전하게 제대할 수 있도록 하는 억지력이다.



신인균 (사)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군 가산점’부활은 시대착오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정치학
연이은 군 가혹행위를 계기로 지난 8월 구성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성실히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에게 ‘보상점’을 주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 방안은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군 가산점제를 사실상 부활시키는 것이다. 국가가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 차원의 보상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군인 중 극히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면서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초래하는 군 가산점제도는 어떤 이유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



 특히 병영혁신위의 ‘군 복무자 보상점제도’는 시대착오적 논리와 인기 영합적인 발상에 기반하고 있고 실효성이 전혀 없는 방안이기 때문에 반대한다. 병영혁신위 권고안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한계는 첫째, 헌법 정신을 훼손시킨다. 사회적 논란을 감안해 병영혁신위는 공무원·공기업 시험에서 군 복무자에게 만점의 2% 이내로 가산점을 주되, 가산점 부여 혜택을 한 사람당 다섯 차례로 제한하고 가산점을 받아 합격하는 인원을 전체 정원의 10%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 혁신위가 이렇게 결정한 것은 99년 헌재가 군 가산점제 입법 목적 자체는 정당하지만 가산점 과다 부여 및 응시 횟수 미제한이 문제라는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고 잘못 판단한 것 같다.



 그렇다면 군 가산점제를 보완하면 위헌 요소가 사라질까? 명칭을 바꾸고 혜택을 축소해도 군 복무자 보상점제도는 기본적으로 위헌 판결을 받은 군 가산점제도와 차이가 없다. 가산점에 대해 2%가 아니라 0.001%만 주더라도 결국은 위헌이라는 뜻이다. 둘째, 군 가산점제 부활과 병영문화 개선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병영혁신위는 병영 생활의 고립감을 극복하고 생산적인 복무 여건 조성 차원에서 사실상의 군복무자 가산점 부여 방안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슨 황당한 논리인가. 그런 논리라면 군 가산점제가 부활되면 병영문화가 개선된다는 것인가?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것을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밀어붙이면 그 자체가 비민주적이고 반개혁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군 가산점제는 병영 개선 방안의 끼워 넣기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 국방부가 자신들이 행한 과오를 엉뚱하게 군 가산점제 부활로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셋째, 형평성에 대한 몰이해다. 헌재는 군 가산점제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 일치로 “여성과 장애인 등 군 미필자를 차별한다”는 등의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군 가산점제 찬성론자들은 “여성도 입대하면 군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모든 여성에게 입대가 개방되어 있는가. 대한민국 군대가 처한 여건상 이것은 불가능하다. 기회의 균등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군에 갔다온 여성에게만 군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차별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위헌 판결을 받은 군 가산점제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재(再)취업을 위해 채용 시험을 치를 때 득점의 2% 안에서 가산점을 주자는 ‘엄마 가산점제’도 나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비정상이 정상을 이길 수 없다.



 넷째,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 역행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이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공유·공개·협업을 기초로 한 ‘정부 3.0 시대’를 열어가는 것이다. 그중에서 정부 부처 간 협업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국방부가 병영혁신위 권고안의 최종 수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면 그 자체가 협업을 깨는 것이고 정부 3.0 시대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군 가산점제를 출산휴가·육아휴직, 장애인 의무 고용 같은 제도와 같은 차원에 올려놓고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합리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난 군 가산점제도는 어떤 경우에도 윈윈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가장 확실한 윈윈은 잊을 만하면 다시 재등장하는 소모적인 군 가산점제 논쟁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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