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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4년으로 늘린다

중앙일보 2014.12.23 02:30 종합 1면 지면보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7개 부처 장·차관들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공공·금융·노동·교육 분야 등 핵심 부문의 구조개혁에 총력을 다하고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노력도 병행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가 결집돼야 구조개혁 과제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신호 교육부 차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 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김경식 국토교통부 제1차관. [뉴시스]



계약직 구제 '장그래법' 마련 ● 석 달 일해도 퇴직금 ● 정규직 안 되면 이직수당 ● 실업급여 3 → 4개월
정부, 2015년 경제정책 발표

앞으로 35세 이상 계약직 근로자는 본인이 원하면 최장 4년까지 같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은 2년까지만 허용된다. 비정규직으로 3개월 이상 일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에게만 퇴직금을 주게 돼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고용기간을 채운 뒤 정규직으로 전환이 안 되면 퇴직금 외에 별도의 이직수당도 받게 된다. 회사가 직장을 떠나는 계약직 근로자의 구직활동을 돕게 하자는 취지다. 비정규직 계약 갱신 횟수도 2년에 세 차례로 제한된다.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한 달짜리 초단기 계약을 남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최근 확정했다.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높여주고 처우도 개선하는 방향이다.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 장그래가 2년 계약직으로 일한 뒤 단 한번의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하자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자는 취지다. 대신 정규직은 해마다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를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직무급으로 바꾸는 등 과보호를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애초 정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과감한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사실상 합의가 어렵게 됨에 따라 비정규직 종합대책 정부안을 이달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노조에 차별시정 신청 대리권을 허용키로 했다.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이나 복지에서 차별을 받았다면 노조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지금은 개인이 노동위원회에 신청해야 한다. 장그래처럼 차별을 받고도 참는 비정규직의 처지를 고려한 조치다. 실업급여 수급기간도 최소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어난다. 근무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도 짧은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파견 업종은 확대하되 다단계 도급은 규제한다.



휴일근로를 포함해 총 60시간까지 허용되는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단축된다. 대신 기업의 인력운용에 숨통을 터주기 위해 연구개발이나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에겐 시간이 아닌 업무 단위로 근로총량을 측정하는 재량근로가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초과근로수당에 따른 기업의 부담이 준다. 수주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탄력근로시간도 늘어나며 초과근로시간을 모아 휴가로 쓸 수 있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가 도입된다. 임금체계는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바꾼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에는 연 840만원인 정부지원금을 1090만원으로 늘려준다. 공공부문은 임금체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관 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직급과 직종에 따른 새로운 임금체계를 우선 도입한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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