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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기 철도파업에 … "업무방해 아니다" 무죄 선고한 법원

중앙일보 2014.12.23 01: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김명환 전 위원장
‘최장기 철도파업’을 벌인 철도노조 집행부 4명이 22일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예상된 파업인 만큼 업무방해죄로 처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불법 파업에 돌입하리라고는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불법이라도 충분히 예상했던 파업"
서울서부지법, 집행부 4명에게 무죄
"업무방해 성립" 대법 판결과 충돌
"전원합의체서 새 기준 다시 내놔야"

 서울서부지법 형사13부는 지난해 12월 9일부터 23일간 철도파업을 벌인 혐의(업무 방해)로 기소된 김명환 전 위원장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은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파업이 정당하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불법 파업이라고 해도 파업 자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이를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파업을 예상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노조가 홈페이지와 소식지를 통해 ‘수서발 KTX 법인 설립을 위한 이사회 출자 결의’를 하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점 ▶12월 3일 파업 돌입을 같은 달 9일로 확정하는 기자회견을 한 점 ▶노조 측이 공사에 필수유지 업무 종사자 명단을 통보한 점 등을 제시했다. 실제로 철도공사는 당시 파업 대비 대책기구를 구성해 비상수송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동안 법조계에선 불법 파업 참여자를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전통적으로는 파업 목적이 법에 정해진 범위를 넘어선 불법 파업인 경우 모두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다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파업 목적이 불법이라고 해서 모두 업무방해로 볼 수는 없고,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예고를 했거나 대비기간이 충분하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기준을 내놓으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이후 노조가 파업 시점만 미리 예고한 경우 ‘전격적’ 파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 측에서는 “전격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불투명해 결국 불법 파업을 모두 인정하게 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다 올 8월 대법원이 ‘전격성’의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했다. 철도공사의 2009년 파업사건을 다루며 “불법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파업을 전격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하기 힘들며, 그로 인한 손해가 막대하다”는 점을 들어 하급심에서 무죄를 받은 파업 참여자들에게 잇따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이다.



 하지만 넉 달 만에 하급심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과 상충되는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검 공안부 관계자는 “지난 8월 사건에 비해 이번 사건은 전격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더 큰 사건이었던 만큼 무죄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 상급심에서는 결과가 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에서 다시 전원합의체를 열어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8월의 대법원 판결은 ‘전격성’에 대해 새 판단을 한 것인데, 전원합의체가 아니라 소부에서 결론을 냈다”며 “ 전원합의체에서 새 기준을 내놓을 때까지 이 같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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