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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평창 올림픽 분산 개최 논란

중앙일보 2014.12.23 00:01 종합 34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2014년 12월9일자 34면>

평창 올림픽, 분산 개최 포함해 현실적 대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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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위기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7일 평창 올림픽과 관련, 분산 개최를 의미하는 ‘올림픽 어젠다 2020’의 적용을 거론했다. 로이터통신은 “평창 올림픽 썰매 종목을 일본 나가노(長野)에서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결정적 이유는 강원도가 최근 개최권 반납을 언급하는 등 단독 개최 능력에 의구심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핵심은 돈이다. 최근 약 1300억원을 들여 평창에 개·폐회식장을 포함한 ‘올림픽 플라자’를 짓기로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재정 갈등이 도화선이 됐다. 재정자립도가 21.6%(지난해 기준)에 불과한 강원도는 건설비 75%의 국비 충당을 주장하지만 기획재정부는 30%만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강원도는 개최권 반납을 거론했으며 이를 지켜본 IOC는 평창의 개최 능력을 의심해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삼수 끝에 평창 올림픽을 유치한 강원도의 입장에서 분산 개최는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중앙정부의 지원을 늘리라는 IOC의 압력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예산 투입으로 급한 불을 끌 수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경제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국민 세금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지금 평창 올림픽 조직위와 강원도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대회를 구조조정하는 일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평창은 이른바 ‘올림픽의 저주’의 사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평창은 과도한 투자로 재정이 거덜난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과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이고 포기할 것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강원도는 올림픽이 더 이상 ‘훈장’이 아니고 냉혹한 현실임을 자각해야 한다. 스폰서와 재정지원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합리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평창은 지금부터 올림픽 분산 개최를 포함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겨레 <2014년 12월9일자 31면>

‘적자 걱정’ 평창올림픽, 검토할 만한 ‘분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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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과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의 경기장을 한국과 일본이 서로 나눠 치르는 방안을 제안했다. 건설비용은 막대한데 사후 활용 가능성은 적은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의 경기장을 다른 나라의 기존 시설로 돌리자는 것이다. 올림픽위원회는 다음주 중 일본 나가노 등 썰매 종목 경기장 후보지 12곳 명단을 한국에 보내고 1~2월 중 직접 방문해 세부 내용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런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재정문제는 심각하다. 올림픽 개최 도시는 막대한 경기장·기반시설 공사비와 산더미처럼 불어나는 사후 유지·운영 비용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겨울올림픽을 치른 러시아 소치가 50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유치 도시 대부분이 빚더미에 올라 있다. 2022년 겨울올림픽도 유력 도시들이 유치를 포기한 상태다. 도쿄도도 경기장 신축 계획을 일부 취소했다고 한다.



 평창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강원도의 부채규모는 지금도 6000억원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올림픽 관련 시설에는 사업비의 70~75%를 국가가 부담하게 한 특별법 때문에 사전 환경성 검토나 예비 타당성 조사도 없이 건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 투자 가운데 과잉·중복 투자는 왜 없겠는가. 경제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썰매경기장도 올해 하반기에 1200억원 규모로 이미 착공된 상태다. 이들 비용은 결국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하게 된다. 경기장마다 매년 수십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유지·관리 비용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올림픽위원회의 제안은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 이미 경기장 건설을 시작했으니 때늦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지·관리 비용과 장래 활용도 등을 생각하면 공사 중단에 따른 매몰비용과 보상금, 위약금 등을 부담하더라도 지금 중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되, 예산을 절감하고 재정압박을 최소화하자면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게 옳다.





[논리 vs 논리] 중앙 “자존심보다 경제성 고려” 한겨레 “재정 압박 최소화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평창 겨울올림픽과 관련해 “분산개최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왼쪽부터 김영한 민정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지난 7일 ‘올림픽 어젠다 2020’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한 도시에서 열리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개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경기장 건설 부담, 여기에 따르는 환경 파괴와 사후 관리 등의 문제로 올림픽 개최를 기피하는 도시들이 많아지는 데 따른 대책이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2018년 평창 올림픽부터 어젠다 2020을 적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을 일본 나가노에서 개최하는 안을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와 중앙은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한겨레는 무엇보다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재정문제를 지적한다.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은 54조원을 투자하고도 원하던 경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천 아시안게임도 인천시가 부담한 1조2000억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2020년 올림픽을 치를 예정인 도쿄도 또한 경기장 신축 계획을 일부 취소한 상태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장마다 매년 수십억원 이상 들어간다는 유지·관리 비용도 갈수록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올림픽 시설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중앙 역시 평창이 “과도한 투자로 재정이 거덜난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과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두 사설은 비합리적인 투자와 사후 유지 문제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한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짚는 단계에서는 두 신문의 입장이 미묘하게 갈린다. 중앙은 분산개최 논란의 원인을 “강원도가 최근 개최권 반납을 언급하는 등 단독 개최 능력에 의구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데서 찾고 있다. 지난달 17일, 강원도 의회와 올림픽 개최지 시군의회는 중앙정부에 예산지원 강화, 개폐회장 건설비 75% 지원 등을 요구하며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올림픽 반납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대안을 제시한 이유도 평창의 개최 능력을 의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어찌 보면 이는 평창과 중앙정부 간의 ‘수 싸움’으로 보이기도 한다. 중앙은 이 점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돈이 없으면 올림픽을 나누어 개최하라는 제안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늘리라는 IOC의 압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삼 수 끝에 올림픽을 유치한 우리 입장에서 개최권 반납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따라서 중앙정부가 예산을 투입하여 급한 불을 끌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은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경제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국민 세금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한겨레의 진단은 조금 다르다. 한겨레는 “올림픽 관련 시설에는 사업비의 70~75%를 국가가 부담하게 한 특별법 때문에 사전 환경성 검토나 예비 타당성 조사도 없이 건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부터 문제를 삼고 있다.



 경제학자 미제스에 따르면, 관료조직은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지 않는다. 얼마나 예산을 많이 따왔는지, 자기 조직을 크게 키웠는지가 더 중요할 뿐이다. 당연히 확보한 예산을 얼마나 요긴하게 쓸지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린다. 때문에 정부의 사업에는 비효율적인 일들이 숱하게 벌어지곤 한다. 한겨레는 이 점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경제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썰매경기장도 올해 하반기에 1200억원 규모로 이미 착공된 상태라는 점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언뜻 보기에도 부채규모가 이미 6000억원에 이르는 강원도가 이를 감당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결국 이들 비용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 중앙과 한겨레의 결론은 같다. 한겨레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되, 예산을 절감하고 재정압박을 최소화하자면 적극적으로 대안을 모색하는 게 옳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중앙도 “강원도는 올림픽이 더 이상 ‘훈장’이 아니고 냉혹한 현실임을 자각해야 한다”며 “최선의 방안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대회를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올림픽은 대부분 적자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적자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올림픽의 성공 여부는 대회를 계기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느냐에 달려있다. 평창 올림픽이 ‘재정파탄의 불씨’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두 사설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다음 주 논점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12월 30일자에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김기태 호남대 교수(신문방송학)의 비교 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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