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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 대학시절 노동운동하러 숟가락공장 들어가기도

중앙일보 2014.12.19 01:23 종합 8면 지면보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재난 현장에 자주 달려간다. 2005년 초 약 16만 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쓰나미(지진해일) 참사, 그해 말 호남을 덮친 폭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현장 등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재난이 터진 곳에 그가 가도록 만든 계기는 인도네시아 쓰나미였다. 현지에 간 한국구호단 격려차 원 지사를 비롯한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몇 명이 현지 방문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염병이 돌고 약탈이 일어난다는 소문에 출발 전날 포기했다. 가지 않기로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함께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것’이라는 구절이었다.



 원 지사는 “글귀가 머릿속에 맴돌아 인도네시아에 반드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동료 의원들을 전화로 설득해 인도네시아로 향했다”고 말했다. 방문의 주된 목적 역시 한국구호단 격려에서 자원봉사로 바뀌었다. 그 뒤 원 지사는 재난 현장에 달려가게 됐다.



 그는 남제주군 중문면(현 서귀포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밥 대신 말린 고구마로 도시락을 쌌다. 그런 환경에서 1982학년도 학력고사 전국 수석을 했고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노동운동을 하러 인천 숟가락 공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검사·변호사로 활동하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이 ‘젊은 피’를 받아들일 때 서울 양천갑에서 출마해 내리 3선 했다. 2004년에는 최연소 당 최고위원이 됐다. “3선 이상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2012년 총선에 불출마 선언한 뒤 제주도지사로 돌아왔다.



최충일 기자





원희룡의 발가락

어릴 적 리어카 바퀴에 끼는 사고 … 기형 극복하려 마라톤 시작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발가락(사진)이 기형이다. 오른쪽 둘째 발가락이 위로 쳐들려 있다. 어릴 적 사고 때문에 기형이 됐다. 군대를 면제받은 이유다.



 원 지사는 그때를 다섯 살 무렵으로 기억했다. 리어카에 고무신을 싣고 5일장에 팔러 나가는 부모를 따라나섰다. 리어카 곁에서 장난치다 바퀴에 발가락이 끼어 거의 절단되다시피 했다. 아버지는 그를 업고 시골 의원으로 달려갔다. 주민들이 ‘의원 어르신’이라 부르는 이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급히 봉합을 했지만 외과 수술 경험이 전혀 없던 터라 그만 발가락 기형이 됐다. 그냥은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여서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에 고무를 끼워 발가락이 제자리를 잡도록 하고 다닌다. 하지만 좀 오래 걸으면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일종의 장애다.



 원 지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께 마라톤을 시작했다. 오래 걷기도 힘든 발로 42.195㎞를 뛰겠다고 했다. 2001년 5시간25초로 처음 완주한 뒤 지금까지 여덟 차례 완주했다. 개인 최고기록은 2006년 세운 3시간59분43초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전에 미처 몰랐던 점들을 깨달았다고 했다.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달리는 다른 사람을 보면 ‘무엇이 저들을 달리게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나도 더 뛰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아마 다른 마라토너도 나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힘을 낼 것이다. 마라톤은 그렇게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운동이다. 상생의 기운으로 가득 찬 운동이다.” 원 지사는 또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며 완주를 해내는 마라톤을 통해 넘치지 않는 것의 중요함, 그리고 겸손함의 미덕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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