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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의혹' 박관천 1인 조작극으로 사실상 결론

중앙일보 2014.12.19 00:45 종합 12면 지면보기
서울중앙지검은 18일 ‘정윤회 동향’ 문건 등을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관천(48·사진) 경정에 대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 은닉 및 무고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비밀회동설과 박지만(56) EG 회장 미행설이 담긴 문건으로 불거진 정윤회(59)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사실상 박 경정의 단독 조작극으로 막을 내리는 셈이다.


검찰, 문건 유출 혐의 박 경정 영장
박지만에게 건넨 '미행설'허위 문건
시사저널 보도 뒤 작성한 걸로 확인
비서관 인사개입 의혹 곧 수사 착수

 박 경정은 지난 2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정윤회 동향’ 문건을 포함해 청와대 문건 10여 건을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박 경정이 문건 반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지난 6월 “대검찰청 범죄정보 수사관 등 3명이 유출자”라는 내용의 허위 유출 경위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은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씨의 박 회장 미행설이 담긴 허위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한 데 대해선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적용을 검토 중이다.



 문건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유명 카페 주인의 아들 A씨(49)가 지난해 말 정씨 지시로 오토바이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내용을 해당 지역 경찰관 B씨로부터 듣고 직접 미행자를 면담해 확인했다”고 적혀 있다고 한다.





하지만 A씨와 B씨 모두 검찰 조사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박 경정이 이 문건을 시사저널이 미행설을 보도한 직후인 올해 3월 말께 서울 도봉경찰서 정보보안과장실에서 작성한 뒤 박 회장에게 전달한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경정이 문건 내용을 사전에 구두로 보고한 뒤 박 회장이 ‘갖다 달라’고 하자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박 경정이 시사저널 측에 구두로 제보한 것인지 별도 문건을 전달한 것인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 가지 의문점은 풀리지 않고 있다. 박 경정이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미행설이 담긴 문건을 어떤 동기로 작성해 유포했느냐가 첫 번째다. 박 경정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내 입은 ‘자꾸(지퍼)’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 안에 있을 때 조 비서관이 그런 민감한 일들을 다 시켰다”고 직속 상관이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수사팀 관계자도 “박 경정의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조 전 비서관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경정이 반출한 문건을 세계일보 측에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한모 경위와 숨진 최모 경위가 “‘정윤회 동향’ 문건은 본 적조차 없다”고 계속 부인한 것도 논란거리다.



검찰은 최 경위가 세계일보 조모 기자에게 다른 청와대 감찰보고서 3건을 사진으로 전송한 것을 증거로 확보했지만 ‘정윤회 문건’은 찾지 못했다. 최 경위가 유서에서 ‘민정비서관실의 한 경위에 대한 회유 의혹’을 제기한 것도 규명해야 할 과제다.



 검찰은 문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씨와 ‘청와대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을 인사개입 의혹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정씨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비서관 역시 김종 문체부 2차관을 통해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도 새정치연합 측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만큼 의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며 “수사 착수 시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효식·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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