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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황금알 낳는 '환경 오리'

중앙일보 2014.12.19 00:27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필자가 수학한 영국 요크대학교는 매일 ‘오늘의 포토제닉 오리(duck of the day)’를 블로그에 올린다. 캠퍼스에 서식하는 오리 중 인물 좋은 녀석을 날마다 선정하는데, 365일 사진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은 오리들이 호수와 녹음이 어우러진 교정에 살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 캠퍼스를 자랑하는 요크대의 대표적인 전공과정 중 하나가 환경경제학이라고 하면 놀라는 이들이 있다. 환경과 경제가 대척점에 서 있다는 묵은 오해가 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생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환경과 경제는 밀접한 상생관계를 맺고 있다. 우선 환경 리스크 관리는 경제발전과 긴밀히 연계된다. 2011년 태국에서 발생한 홍수는 태국 총생산량의 25%를 감소시켰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중국 베이징의 경우 관광수익이 현저하게 줄어듦은 물론 외국 주재원들이 건강 우려로 근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곤란을 겪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친환경 경영으로 이익을 확대할 수 있다.



 최근 포스코건설은 친환경건설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설계·공사·운영·폐기까지 전 과정에 친환경 건설 문화를 정착시켜 상당한 규모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국내 기업들은 선진국의 환경 규제 강화를 오히려 기회로 삼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친환경 고기능성 플라스틱 PPS를 개발해 글로벌 화학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신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렇듯 환경과 경제는 서로 보완재이며,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적절한 환경규제는 기술을 발전시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포터가설’을 발표했다.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창의적인 발상을 더한다면 오히려 기업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여기에는 관습을 뛰어넘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는 다양한 기술·문화·산업이 상상력과 결합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는 ‘창조경제’의 개념과 맥락을 같이 한다. 따라서 이제 우리나라도 환경 분야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여 경제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다. ‘환경과 경제의 상생관계’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해서 아직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환경과 경제가 대척점에 서 있다는 오해는 황금알을 낳는 오리의 배를 가르는 근시안에서 비롯한다. 단기적 손익계산에 급급한 나머지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일으켜 온 실패를 더 이상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환경이라는 오리가 살아야 황금알의 부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환경과 경제의 긴밀한 상생관계를 바탕으로 더 큰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또한 환경 분야가 창조경제를 견인하기 위해서 정부와 공공기관이 국민들의 지혜를 적극 모아야 할 것이다. 환경은 이제 더 이상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다. 환경은 황금알을 낳는 어른 오리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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