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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명물 '알약가족' 한독 창립 60주년 기념작

중앙일보 2014.12.19 00:17 경제 3면 지면보기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제약기업 한독 본사 앞. 출근하던 직장인 서너 명이 발길을 멈춰섰다. 10미터 높이의 길쭉한 철골 탑에서 알약 모양의 파란색 인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콧수염이 그려진 아빠같은 알약인형이 위 아래로 벌어지더니 그 안에서 파마머리를 한 엄마알약이, 다시 그 안에선 여드름 투성이 오빠 알약이, 그 다음엔 여동생 알약이, 마지막으로 강아지 알약이 빼꼼히 얼굴에 내밀었다. 지난 7월 한독이 창립 60주년 기념물로 세운 공공설치미술품의 주인공 ‘알약 가족(사진)’이다. 큰 인형 속에 작은 인형들이 알처럼 연이어 들어있는 러시아의 전통인형 ‘마트로쉬카’와 비슷하다.


공동기획한 이제석씨 "소통 수단"

 강남 한 복판에 알록달록한 알약 모양의 설치미술품이 나타나자 일대 직장인들 사이에 단연 화제가 됐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홍보 동영상은 조회수 20만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 뭉클하다’ ‘퇴근후 과일 사서 집에 가야겠다’ 등 댓글 수백 건이 이어졌다. 한독 관계자는 “ ‘가족’과 ‘건강’이라는 가치를 사회와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1954년 설립된 한독은 소화제 훼스탈로 유명한 중견 제약사다.



 테헤란로의 새 랜드마크로 떠오른 알약가족에는 숨은 이야기가 더 있다. 기발한 공익광고로 전세계 광고상을 휩쓴 유명 광고기획자 이제석(32)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공동 기획했다. 이씨는 대구에서 ‘동네 간판쟁이’로 출발해 미국 유학 후 세계적인 광고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세계 유명 광고제에서 1년간 29개 메달을 따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씨는 “ 테헤란로의 회색빛 거리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었다”며 “재밌고 쉬운 공공미술은 노골적인 상품·브랜드 광고 보다 기업이 소비자와 더 세련되게 소통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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