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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아니 이게 뭐야 … 연말정산 하다 뿔난 김부장

중앙일보 2014.12.19 00:15 경제 2면 지면보기
중견기업에 다니는 길모(42)씨는 올해 연봉 5600만원 정도를 받았다. 부인과 맞벌이를 하며 7살 난 딸을 기르고 있다. 연말정산에 유리하다는 연금저축이나 보험은 공제 한도에 맞춰 꼬박꼬박 드는 알뜰족이다. 해마다 2월이면 ‘13월의 월급’까진 아니지만 ‘13월의 용돈’ 수준은 되는 환급금을 챙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길씨의 보람은 내년 초 환급금을 확인할 때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세액공제 적용, 연봉별 모의 정산해보니
7000만원 넘으면 무조건 세금 더 내야
3000만원+월세+솔로, 세금 35만원 줄어
4000만~6000만원, 다자녀·외벌이 유리



 길씨 같이 자녀가 하나 있거나 없는 맞벌이 부부, 연봉이 7000만원이 넘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열흘 남짓 남은 연말정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자칫 ‘13월의 월급’이 아닌 ‘13월의 세금 폭탄’을 내년 맞을 수 있어서다. 18일 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와 모의 연말정산을 해본 결과다.



 연령대, 가구 유형, 연봉 액수, 자산 수준을 달리해 올해 초에 한 2013년도분 연말정산과 내년 초 예정인 2014년도 분 연말정산 내용을 비교했다. 최종적으로 납부할 세금(결정세액)이 얼마나 늘고 주는지 보기 위해 소득과 지출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가정했다.



 그랬더니 ▶연봉 3000만원대 이하 ▶자녀 두 명 이상 ▶외벌이 조건 가운데 두 개 이상을 충족하지 않는다면 연말정산 후 증세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봉이 7000만원이 넘어가면 다자녀, 외벌이여도, 각종 공제 항목을 다 채워도 소용없다. 꼼짝없이 1년 전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벌이가 달라진 게 없어도 내년 초 연말정산 때 환급금이 줄거나 오히려 세금을 토해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김영림 세무사는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연말정산 공제의 중심축이 바뀌었고 공제 항목과 한도에도 변화가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체감 충격이 가장 큰 건 역시 연간 소득이 7000만원을 넘는 중산층 이상 가구다. 연봉 7200만원에 대학생과 고등학생 자녀 두 명을 둔 50대 초반 외벌이 가장은 지난해 연말정산 후 335만5000원의 세금을 냈다. 하지만 올해 납부해야 할 세금은 406만6000원으로 71만1000원이 는다. 세금이 단번에 21.2%나 불어난다는 의미다.





 고액 연봉자와 금융 자산가의 증세 규모는 더 크다. 연봉 1억4043만원에 10억원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50대 후반 외벌이 가장은 지난해 1886만6512원 세금을 냈다. 올해는 2545만3481만원으로 658만6969원(34.9%)이나 세금이 는다. 보장성보험에 연금저축, 교육·의료비 지출까지 공제 한도를 꽉꽉 채워도 이를 피할 수 없다.



 반대로 2000만~3000만원대 연봉을 받으며 월세를 사는 직장인의 부담은 약간 줄어든다. 20대 후반에 연봉 2400만원을 받는 ‘솔로’ 직장 초년생은 지난해 19만7140원 세금을 냈지만 올해는 한푼도 안 내도 된다. 미리 근로소득세로 낸 게 있다면 내년 초 연말정산 때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5만원 하는 월세 주택에 살고 보장성보험료, 신용·체크카드 공제만 해도 볼 수 있는 세금 혜택이다. 월세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절세 효과가 커졌다. 비슷한 조건에 연봉이 3000만원인 직장인도 낼 세금이 75만753원에서 40만503원으로 35만250원 줄어든다.



 애매한 건 연 급여가 4000만~6000만원대인 사람들이다. 다자녀, 외벌이, 추가 부양가족 같은 인적공제를 받지 못하면 납부해야할 세금이 지난해보다 늘 가능성이 크다. 초등학교 자녀가 한명 있는 40대 초반 맞벌이로 연봉 4520만원를 받고 있다면 세금이 지난해 110만3500원에서 올해 120만4500원으로 10만1000원 증가한다. 보장성보험, 연금저축, 신용·체크카드 공제 한도를 메워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같은 소득이더라도 외벌이고 자녀가 두명이라면 내야할 세금이 122만12원에서 117만1125원으로 소폭 감소한다.



 김 세무사는 “4000만~6000만원대 연봉자로 공제될 항목이 적은 가구, 연 급여가 7000만원이 넘고 금융 자산이 많은 사람이라면 내년 연말정산 대비를 좀 더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현숙·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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