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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열세 살 범죄자, 소년원 보낸다고 해결되나

중앙일보 2014.12.17 00:01 종합 34면 지면보기
최근 13살 소년이 50대 고모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호자인 고모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며 혼을 내자 홧김에 그랬다고 한다. 소년은 목격자인 동생까지 죽이려 했다. 하지만 경찰은 소년을 구속할 수 없었다. 만 10세 이상~만 14세 미만의 촉법(觸法)소년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촉법소년은 형사미성년자라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결국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보호조치명령을 받아 소년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입소시켰다. 그나마 경찰이 빨리 수사해 법원에 송치했기에 망정이지 늦었으면 소년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를 상황이었다.



 촉법소년의 범죄는 2011년 9500건, 2012년 1만4000건, 지난해 9928건에 이른다. 아이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도 많아졌다. 촉법소년의 재범비율도 높다. 자기 나이보다 전과가 많은 소년범이 수두룩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소년범들의 67%가 성인범죄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촉법소년의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실제로 연령을 낮추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중이다.



 하지만 연령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어린 나이에 교도소에 수감되면 그 안에서 범죄를 배워 더 흉폭한 범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나라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우리나라와 같거나 높게 정하고 있다. 일본·독일·오스트리아는 만 14세 미만, 이탈리아·스웨덴은 만 15세 미만이다. 헌법재판소도 2003년 형사미성년자 연령기준이 외국의 입법례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높지 않다며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형식적인 소년원 송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년원에서 교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범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호처분과 함께 정신의학적 방식까지 포함해 아이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 소년범들이 정상적인 가정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죄를 뉘우칠 수 있도록 교화하는 ‘사법형 그룹홈’을 확대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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