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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동물의 멸종 재촉하는 온라인 암시장

온라인 중앙일보 2014.12.17 00:01
케냐 마사이 마라 국립 보호구역의 아프리카 코끼리 가족.



[뉴스위크] 야생동물의 인터넷 밀거래가 전례 없는 규모로 확대되면서 일부 동물은 멸종으로 치달아

2008년 5월 어느 날 오전, 보르네오섬에서 현장연구를 하던 생물학자들이 점심 식사를 하려고 한곳에 모여 앉았다. 그런데 그 자리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희한하게 생긴 도마뱀이었다. 몸의 일부가 낙엽에 가려진 채 얕은 개울 바닥에 바짝 엎드려 연구자들을 쳐다보며 눈을 껌뻑거렸다. 중국 용을 닮은 몸체에다 영화 ‘공룡시대(The Land Before Time)’에 나오는 아기 공룡처럼 생긴 머리. 한 연구자가 그 도마뱀을 손으로 들어 올리자 동료들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하지만 곧 흥미를 잃고는 그 도마뱀을 처음 발견한 자리에 놓아두고 식사를 시작했다. “그 도마뱀을 수집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고 그들은 나중에 일지에 적었다. “그 발견의 과학적 중요성을 올바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식사 후 작업을 하러 가면서 한 연구자가 도마뱀을 놓아준 곳을 돌아봤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중에야 그들은 보르네오 귀머거리왕도마뱀(Borneo earless monitor lizard, 학명 Lanthanotus borneensis)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극히 희귀한 도마뱀으로 일부 전문가들이 “파충류학계의 성배(holy grail)”라고 부르는 종이다. 7000만 년 전부터 몽골에서 서식하다 멸종된 도마뱀과 가장 유사하며, 형태학적으로 아주 독특해 왕도마뱀계에서도 고유한 분파를 차지 할 정도다. 야행성으로 은밀하게 이동하는 이 도마뱀은 1877년 처음 학술지에 기록됐고, 1963년 재발견됐으며, 그 이후 이번 연구진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사실상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탄자니아 아루샤 부근에서 밀렵꾼들에 의해 사살된 코끼리의 뼈.




따라서 생물학계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열렬한 수집가들도 비상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보르네오에서 그 도마뱀을 발견한 연구자들도 그런 사실을 염려했다. “애완 파충류 수집가들과 밀거래자들이 그 도마뱀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리 좌표를 악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일지에 적었다. “따라서 지리적 정보 데이터를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들의 논문에는 보르네오 귀머거리왕도마뱀이 발견된 서식지에 관한 개략적인 지도와 정보가 들어 있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보르네오 귀머거리왕도마뱀들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공공연한 불법거래



태국 세관에서 압수한 코뿔소 뿔.




인터넷은 합법적인 상품의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불법 상품이나 불법 서비스의 번창하는 네트워크도 떠받치고 있다. 온라인 매체는 희귀 애완동물의 수요를 부채질할 뿐 아니라 코뿔소 뿔로 만든 강장약부터 멸종위기에 처한 거북까지 모든것을 제공하는 밀매자와 그런 상품을 원하는 구매자를 손쉽게 짝지어 준다. 그 덕분에 야생생물 불법거래가 전례 없이 번성하고 있다.



야생생물 불법거래는 밀거래 시장에서 다섯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약 바로 다음이다). 목재와 수산물의 불법거래를 제외하면 연간 약 100억 달러 규모다. 그 모든 판매는 우리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준다.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1970년 이래 세계 전역의 야생동물 개체 중 52%가 사라졌다. 그런 감소의 주된 원인은 과잉포획이다.



WWF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종의 경우 불법거래가 멸종위기를 부르는 주된 위협이다. 특정 야생동물을 재료로 만든 상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와 코뿔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상아의 수요가 300% 증가했다[현재 파운드(0.45kg) 당 약 1000달러]. 코뿔소의 경우 2007년 남아공에서 밀렵된 개체는 13마리였다. 2011년엔 10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코뿔소 뿔의 약효는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먹는 것과 다르지 않지만 가격은 금값이다. 파운드 당 약 3만 달러에 거래된다. 그런 식으로 밀거래 사업이 지속된다면 코뿔소는 2020년이면 멸종될 수밖에 없다.



속성상 그런 거래는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중 어느 정도가 인터넷으로 이뤄지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거래의 과반수가 온라인을 거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 해주거나, 거래자가 새로운 상품을 찾기 위해 시장을 조사하거나, 밀수의 유통과정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의 용도는 다양하다. 야생생물 거래감시 네트워크 트래픽(TRAFFIC)의 간부인 크로퍼드 앨런은 이렇게 말했다. “조사에 들어가자 곧바로 온라인 시장의 검은 아랫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상에서 가장 희귀한 종이 페이스북에서 거래되고 있다.”



판매자나 중개자 중 일부는 그런 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매년 상아 1300만 달러어치가 경매사이트 LiveAuctioneers.com을 통해 판매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거기서 거래되는 상아는 거의 전부 출처가 모호하다. 대부분이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그 조사를 실시한 비영리단체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IFAW)의 간부 아냐 러싱은 이렇게 말했다. “경매 사이트는 자신들이 문제라는 사실을 모른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그들이 불법거래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단적으로 드러난다.”



야생동물 거래의 먹이사슬



반면 야생동물 온라인 불법거래에 관련된 사람 대다수는 범죄자다. 그들은 자신이 범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도 야생동물 전담반이 설치된 법집행기관을 가진 나라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바로 얼마 전까지 만해도 동물 거래는 중요한 사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TRAFFIC의 앨런은 “법집행기관이 이 문제를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동안은 “의심이가는 거래를 조사하고, 얻은 정보를 확인하고 분석해서 완벽하게 증거를 잡아 당국에 건네는 일은 대부분 우리같은 단체의 몫이다.”



앨런 같은 자연보호운동가들은 야생동물 거래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만 추적하는 경향이 있다. 현장에서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영세업자들은 대개 그들의 감시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그런 단체의 현장 감시요원들이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관련된 업자들과 네트워크의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들은 일단 주모자를 확인했다고 생각하면 그 데이터를 당국에 넘긴다. 그러면 범법자의 근거지에 따라 미국 어류·야생동식물보호국이나 영국 야생생물범죄수사단, 또는 인터폴이 실제 단속을 하게 된다.



굵직한 단속 사례도 적지 않다. 2012년 IFAW가 미국 어류·야생동식물보호국의 협조로 취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호피(호랑이 가죽)부터 살아있는 새까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던 판매자 150명 이상이 미국에서 연방 또는 주 검찰로부터 기소를 당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온라인 거래자들이 적발될 확률은 비교적 낮다.



앨런이 최근 테러정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완전히 익명으로 총기, 마약, 아동포르노 등을 판매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 일반 검색 엔진으로 검색되지 않는 웹으로 심층웹(Deep Web)이라고도 한다]에서는 야생동물 상품을 거의 볼 수 없다. 불법 야생동물 상품 판매자들은 웹의 어두운 구석을 파고들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인 듯하다. 단속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은 공개적으로 사업을 하거나 소셜미디어에서 수사관들과 온라인 수사 앨고리즘을 피하기 위해 간단한 암호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상아는 ‘ox bone(황소뼈)’, 노랑꼬리검은유황앵무(yellow-tailed black cockatoo)는 ‘YTB’, 붉은모래보아뱀(red sand boas)은 ‘double engine’ 또는 ‘DE’, 별거북(star tortoise)은 ‘four wheeler(사륜차)’, 호피는 ‘striped T-shirt(줄무늬 T셔츠)’로 부른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인식 제고



지난 10월 4일 남아공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세계동물의 날’ 행진.




앨런의 팀은 온라인 경매사이트와 판매사이트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실시했다. 이베이(eBay), 구글쇼핑(Google Shopping), 엣시(Etsy) 등이 참여했다. 어떤 동물 상품이 온라인으로 판매될수 있고 어떤 상품이 판매될 수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베이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야생동물에 일부 제한을 두고 있다. 살아있는 동물의 판매도 금지된다. 최근엔 거래금지 품목에 상아도 포함됐다. 구글은 2012년 구글쇼핑에서 판매될 수 있는 동물 상품에 관한 정책을 마련하려고 TRAFFIC의 협조를 구했다.



6개월 뒤 그 정책이 실시됐다. 엣시는 그 뒤를 따라 201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과 상아로 만들어지는 상품의 거래를 금지했다. 앨런은 이렇게 말했다. “엣시가 상당히 오랫동안 거부감을 보였다. 그런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에겐 문제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마당에서 그런일이 실제로 벌어지며, 그게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결국 엣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했다.”



야생동물 불법상품의 대부분이 판매되는 중국의 웹사이트들도 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월 TRAFFIC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새로운 협정을 맺었다. 야생동물 거래감시와 금지운동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서다. 과거엔 알리바바에 오른 거래품목에 상아 신상품이나 호골주(호랑이 정강이뼈로 담근 술) 1000병 같은 것이 포함됐다. “우리에겐 아주 중요한 협정”이라고 앨런이 말했다. “알리바바는 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온라인 거래 사이트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호랑이 발톱, 치아, 뼈, 가죽을 선전하는 온라인 중국어 광고가 2012년 이래 상당히 줄었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거래가 여전히 큰 문제다. “바로 지난주에도 이베이에서 상아를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앨런이 말했다. 그 판매자는 ‘코끼리 조각 브로치’로 그 상품을 올렸다. 상아라는 단어는 없기 때문에 단속 앨고리즘에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앨런은 그 재료의 패턴을 보고 새로운 상아를 조각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두더지잡기 게임과 같다”고 이베이의 규제·정책관리 책임자 볼프강 베버가 말했다. “예를 들어 ‘ox bone(‘황소뼈’라는 뜻으로 상아의 암호명)’이라는 단어를 차단하면 판매자들은‘fauxivory(모조상아)’ 같은 다른 암호로 바꾼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100% 적발과 예방은 불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집가들의 병적인 집착



케냐 차보 국립공원에서 밀거래 됐다가 압수된 상아가 소각되고 있다 (2011년 7월)




영국 옥스퍼드브룩스대학교의 자연보호생태학자인 빈슨트 니즈먼은 2013년 페이스북에서 귀머거리왕도마뱀의 사진과 동영상을 처음 발견했다. 그는 즉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온라인 검색 결과 그 도마뱀들은 먼저 일본으로 갔다가 독일, 우크라이나, 체코, 프랑스, 영국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 도마뱀들은 가장 최근에 시장에 등장했기 때문에 모든 표본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또는 브루나이의 야생에서 수집된 것이 분명했다. 그 세 나라는 모두 수십 년 전 귀머거리왕도마뱀을 보호하는 엄격한 법을 제정했다. 밀렵자는 8600달러의 벌금과 5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지에서 포획할 수도 없고 사육할 수도 없으며 구입할 수도 없는 동물”이라고 니즈먼은 말했다. “국외 반출은 당연히 금지된다.”



그러나 그런 엄격한 법도 귀머거리 왕도마뱀이 애완동물 거래에 이용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었다. 니즈먼은 지금까지 귀머거리왕도마뱀 약 100마리가 야생에서 불법으로 포획돼 밀반출된것으로 추정한다.



그런 희귀한 동물은 이국적인 동물을 수집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마약쟁이가 선호하는 마약이 있듯이 그런 수집가들도 특별히 선호하는 동물이 있다. 도마뱀, 거북, 새 또는 포유류 등으로 분류된다. 앨런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을 수집하는 데 거의 병적으로 집착한다.”



과거엔 그런 수집가들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유일한 장소가 연차 학술대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페이스북, 유튜브, 온라인 포럼과 대화방이 수집가들의 번창하는 온라인 공동체를 떠받쳐준다. 요즘 그들은 야생에서 포획되기 전부터 살아있는 희귀동물을 예매할 수 있다.



귀머거리왕도마뱀이 야생에 몇 마리나 존재할까?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멸종위기에 처했을 가능성이 큰 것은 분명하다. 근년 들어 농업을 위한 산림벌채와 산불로 그 도마뱀의 잠재적 서식지가 크게 줄었다. 거기에다 즉각적인 수익을 원하는 수집가들의 압력이 더해지면 귀머거리왕도마뱀은 멸종의 길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와 똑같은 시나리오가 예전에도 실제로 연출돼 큰 재난을 불렀다. 수 년 전 연구자들은 홍청장수앵무(redand- blue lory,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에 서식하는 희귀한 앵무새)를 발견했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 희귀한 새를 수집하는 모든 사람이 홍청장수앵무를 한 마리씩 가지려했다. “그 앵무새가 거의 하룻밤 사이에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질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고 앨런이 말했다.



왕점박이도롱뇽(Kaiser’s spotted newt)도 계속 멸종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약 5년 전 이란에 있는 이 도롱뇽의 서식지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이래 애완동물 거래자들은 그 도롱뇽을 이란에서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밀반출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남아 있는 야생 왕점박이도롱뇽의 개체수가 1000마리도 안 될 것으로 추정한다.



멸종으로 가는 길



미국 어류·야생동식물보호국의 대니얼 애시 국장이 코뿔소 뿔의 밀수 적발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10월 23일).




애완동물 거래자들은 자신이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동물의 멸종에 기여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리기 위해 야생에서 포획한 동물들이 인공적으로 번식된(captive-bred) 동물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하면 법을 피하는 동시에 구매자들의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다. 구매자들은 판매자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니즈먼은 “가짜 인공번식 산업의 규모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귀머거리왕도마뱀의 경우 야생에서 포획된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은 애완동물 밀매의 독특한 단면을 명백히 보여 준다. 니즈먼과 동료는 수집가들이 인공 번식으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전에 서둘러 그 거래에 관해 자신들이 아는 것을 자세히 기술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를 발표한 뒤 니즈먼은 귀머거리왕도마뱀의 동영상과 광고가 일부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소재 BION 테라리엄센터는 니즈먼의 조사에서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BION센터가 유튜브에 올린 귀머거리왕도마뱀 두 마리의 동영상에 관해 한 매체의 기자가 문의하자 드미트리 트카초프 대표는 그 비디오가 BION 센터의 ‘파트너’에 의해 촬영된 것이며, 자신들은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다. 일본에서 찍은 귀머거리왕도마뱀의 사진과 동영상을 게재한 캘리포니아의 한 도마뱀 사육가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또 “오래 사육된” 귀머거리왕도마뱀을 마리 당 1만 유로에 판매한다고 온라인에 광고를 낸 독일의 한 판매자 역시 기자의 논평 요청에 회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파충류 애호가 중 적어도 한 명은 그 도마뱀 거래와 관련해 떳떳하다는 듯이 언론에 이야기했다. 일본 최대의 파충류도매업체 중 하나를 운영한 적이 있고 현재 시즈오카현에 있는 아이주(iZoo)의 소유주인 시라와 츠요시는 2013년 4월 처음으로 귀머거리왕도마뱀 한 쌍을 구입했고, 그 이래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한 것을 포함해 현재 7마리를 소유한다고 밝혔다. 그는 포획된 귀머거리왕도마뱀에 관한 정보의 중개자가 됐다. “많은 사람이 그 도마뱀을 찾는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 하얼빈의 인공번식센터에서 뛰어노는 시베리아 호랑이들.




시라와는 그 도마뱀의 인공 번식에 성공하는 게 자신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판매할 계획은 절대로 없으며 과학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도쿄대, 시즈오카대, 나고야 시립대, 파리의 국립 자연사박물관 등이 귀머거리왕도마뱀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그를 방문했거나 그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그중 일부 학자들에게 DNA샘플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그는 밝혔다. (앨런은 일부 과학자들도 수집가만큼이나 비현실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때때로 표본의 출처에 관해 충분히 문의 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규칙을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라와는 타당한 연구 목적을 가진 학자라면 누구에게도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내가 가진 데이터를 주고 싶다. 물론 이 동물의 보존이 절실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 동물에 관해 모르면 어떻게 보존해야 할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앨런은 시라와의 주장을 두고 터무니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런 사람을 많이 만나봤는데 그중 일부는 실제로 자신이 야생동물 보존의 영웅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들은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믿으며 목적 달성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야생동물을 밀거래하지만 순전히 선의에서 나온 행동이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되기보다 존중과 갈채를 받아 마땅하다고 그들은 믿는다.”



보존을 위한 밀거래?



그러나 누군가의 지하실이나 벽장에서 사육되는 동물은 유전적 병목현상(genetic bottlenecking, 한 종의 개체 중 상당수가 죽음을 당하거나 번식을 못해 전체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겪기 쉽고 야생에 다시 방사될 경우 재래종 사이에 외래 질병을 전파할 위험이 크다. 앨런은 “희귀동물의 인공 번식을 실시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는 자신에게만 좋은 일을 할 뿐이다. 그런 동물을 수집하고 거래에 따르는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45세인 시라와는 스무 살 때 멸종 위기에 처한 거북과 도마뱀 약 300마리를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으로 밀반입하려다가 적발됐다. 그후 2007년 그는 야생에서 포획한 방사거북(radiated tortoise)과 인도 가비알 악어(false gharial crocodiles)를 수집한 뒤 일본에서 인공 번식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거짓임이 밝혀져 2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고 1만533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과거에 내가 한 일은 아주 나빴다는 것을 인정한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충분히 사과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달라졌다. 이제는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나는 파충류를 정말 좋아하며 언제나 그 동물들과 함께 있고 싶다.”



그는 귀머거리왕도마뱀 수집과 번식이 “불법 행위가 아니다”고 항변하며 자신이 소유한 모든 표본을 일본의 지방 당국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당국에 문의했는데 그 동물이 CITES에서 거래가 금지된 종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CITES란 멸종위기에 처한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을 말한다. 국제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동물과 불가능한 동물을 규정한 협약으로 180개국이 가맹했다.



그러나 니즈먼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에서 제정된 관련법의 의도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니즈먼은 말했다.



시라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적어도 일본은 그런 의도를 존중하지 않거나 그런 법을 아예 모른다는 이야기가 된다. 니즈먼은 세관 공무원들의 혼동이나 무지, 태만을 방지하기 위해 CITES의 최우선 보호종 목록에 귀머거리왕도마뱀을 추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거래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둘러싼 시비나 오해를 막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밀매자들이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머지않아 귀머거리왕도마뱀을 암호로 부를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조사는 완전히 새로 시작돼야 한다.



“군비확장 경쟁과 마찬가지”라고 앨런이 말했다. “야생동물이 완전히 멸종되거나 수요 측면에서 큰 변화가 생겨 사람들이 구입할 의사가 없어질 때까지 이런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글=RACHEL NUWER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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