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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했는데, 공공요금 내릴까

중앙일보 2014.12.16 20:49
“공공요금에 유가 절감분을 즉각 반영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15일 수석비서관회의)를 놓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고민에 빠졌다. 가스요금은 내년 1월 내릴 수 있지만 전기요금은 내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차이는 원가 구조에서 비롯된다. 도시가스 요금의 원가는 단순하다. 원가의 89%를 차지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국내에 수입되는 LNG 값은 3~5개월 전 두바이유 가격 변동폭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다. 요금도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가스요금은 연료비 연동제에 따라 두 달마다 한 번씩 천연가스 가격 변동치를 반영한다. 7~9월 두바이유 가격이 15% 가량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요금 인하 폭이 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 1월 도시가스 요금을 내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며 “조만간 유가하락과 환율변동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에 정확한 인하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원가 구조가 복잡한 전기요금이다. 원료비 이외에 이런저런 세금이 많다. 유가 하락분만큼 전기요금을 즉각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우선 올해 7월부터 발전용 유연탄에 개별소비세(kg당 24원)가 부과되고 있다. 유연탄을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소는 원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한 지역자원시설세 두 배 인상안도 마찬가지다. 이 세금은 화력 뿐만 아니라 원자력ㆍ수력발전에도 부과되기 때문에 시행시 상당한 원가 부담 요인이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있다. 한국전력 산하 발전 자회사들의 배출권 구입비용이 전기요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은 원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아 가스요금처럼 탄력적으로 요금을 바꿀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공공요금 인하는 공기업 부채 감축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명박 정부 때 고유가에도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아 공기업 부채가 늘어난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유가 때는 공공요금을 못 올리고 저유가 때는 내려야 한다면 공기업 빚 부담이 나중에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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